CES 2025는 전 세계 166개국, 수만 명의 참가자와 수천 개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최대 기술 박람회이다.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전 산업에 걸쳐 구현되는 AX(AI 대전환)시대로,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사용자와 가까워지는 AI 기술을 선보였다. AI 분야에서는 ❶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AI가 알아서 실행해주는 ‘AI 에이전트(agent)’, ❷클라우드를 거칠 필요 없이 디바이스 근처 엣지 서버나 디바이스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edge) AI’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상용화 등이 화두인데, 해당 기술 모두 사용자와의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AI 에이전트는 쇼핑, 문서작성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사용자의 지시를 이행하는 대리인 및 비서 역할을 하는 툴로, AI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시켰다. 엣지 AI와 온디바이스 AI는 사용자와 먼 거리에 있는 클라우드나 서버를 통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이 짧고, 보안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복잡한 연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됨에 따라 데이터센터 AI서버에 대한 수요 역시 상승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 분야는 AI 다음으로 혁신상을 가장 많이 받은 분야로, 비침습적이고 예방적 차원의 건강관리 플랫폼이나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전시되었다. 특히 ❶디지털 치료제, ❷전자약, ❸맞춤형 웰니스, ❹웨어러블, ❺비대면의료 등은 AI와 결합하여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외과적 수술 없이 디지털 기술이나 전기자극만으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와 전자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웰니스 및 웨어러블 기기도 AI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더욱 정교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전력 분야 역시 최근 AI의 막대한 전력 수요에 따라 기업 관심도가 높은 분야다. CES 2025에서는 ❶에너지 효율화, ❷에너지 전환, ❸자원순환, ❹에너지 저장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이 부각되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대비 성능을 나타내는 ‘전성비’가 중요해짐에 따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한편, 폐기물의 재사용과 재활용 등 자원순환 분야에서는 물을 정화하여 재사용하는 수처리 기술이 다수의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이 밖에도 생산된 에너지를 필요 시점까지 저장하여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배터리 솔루션 등의 기술도 돋보였다. 한편, 양자컴퓨팅은 기존 슈퍼컴퓨터로 수백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할 AI 시대 이후 주목받고 있는 유망기술이다. 그러나 큐비트의 불안정한 특성상 2035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 등 주요 기업은 큐비트 수와 게이트 연산 범위를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본격 상용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 양자기술은 아이온큐와 현대자동차의 협업 사례처럼 배터리 화학 반응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면 고성능컴퓨팅(HPC)와 AI가 상호 보완적으로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CES 2025에는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33.5% 늘어난 1,031개사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혁신상 총 458건 중 우리 기업의 수상이 219건으로 47.8%를 차지했다. 우리 기업은 AI·디지털헬스·스마트시티·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절반 가까운 혁신상을 수상하였으며, 최고혁신상도 15건으로 최다 수상하여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산업 경쟁력을 입증하였다. 세계적으로 AI와 양자컴퓨팅 등 혁신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우리나라는 AI의 틈새시장을 찾고 차세대 유망기술을 찾아 적극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AI 분야의 경우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학습형 반도체와 달리, 추론형 NPU는 저렴한 비용과 높은 전성비를 강점으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the next AI’ 기술에 대한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기술 경쟁을 벌이는 만큼, 우리나라 또한 양자컴퓨팅 R&D 투자와 관련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우리 정부가 양자기술 연구 예산을 증액하고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AI를 비롯한 혁신 분야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해외시장 트렌드
등록일2025.01.17
작성자장유진 수석연구원
트레이드 포커스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