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메뉴
인기메뉴
인기메뉴
지원/혜택
지원/혜택
2024년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체결한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지 20년이 된 해로, 대한민국 FTA 역사가 20주년을 맞은 해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거대경제권과 선진경제권을 차례로 아우르며 지난 20년간 총 59개국과 21건의 FTA를 체결하였다. 2024년 5월 현재 5개 FTA의 협상을 완료하고 9개 FTA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00년대 초 WTO 기반의 다자무역협상이 지연되고 양자 간 FTA 체결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도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 경제 선진화 및 산업경쟁력 제고, 경제동맹 확대, 소비자 후생 증대 등을 목적으로 하는 FTA 추진 필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FTA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FTA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고, 동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FTA 협상을 추진해나갔다. 추진 과정에서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 경제계,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FTA민간자문회의, 통상산업포럼, FTA전략포럼 등의 창구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전달되었고 협상에 반영되었다.
한국은 칠레를 비롯해 싱가포르, EFTA 등 소규모 개방경제와 FTA를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시다발적인 FTA 협상을 추진했다.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를 위해 아세안, 인도, 중국 등 거대시장과 FTA를 추진하였으며, 미국, EU(이후 영국과의 양자 FTA) 등과의 FTA를 통해 선진경제에 대한 시장개방을 통해 치열한 경쟁으로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호주, 캐나다 등 자원 대국과도 FTA를 체결해 광물자원 공급망을 공고히 했으며, 최근에는 RCEP 등 메가 FTA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체결 FTA를 개선하는 한편 멕시코, GCC 등 신흥 유망국과의 FTA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무역에서 FTA 체결국(59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수출은 82%, 수입은 75%에 이르러 FTA 체결국과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FTA 체결국과의 무역은 연평균 5.5% 증가해 대세계 무역 증가세인 5.1%를 웃돌았으며, 미국, EU, 영국, 아세안, 호주 등 주 요 FTA 체결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발효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자 무역질서의 기반이 약화되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FTA는 우리가 안정적으로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수출 증대의 정량적 성과 외에도 FTA는 우리나라 경제체제를 개선하고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했다. 한-미 FTA 이행을 위해 국내 법제를 제·개정하면서 제도 간소화, 투명성 제고, 지재권 보호 등을 도모했고, 특히 지재권 제도의 강화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으며, 국내 콘텐츠 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한편, 수입제품의 관세 인하로 EU와 미국산 프리미엄 자동차, 가전제품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업계에 위기로 작용하는 듯 보였으나, 오히려 국내 업계가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국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도 가져왔다.
FTA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양허 수준을 개선하고 복잡한 이행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인도 및 중국과의 FTA에서는 상당수의 품목이 양허에서 제외되거나 초장기간 관세가 철폐되는 등 시장개방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양국간 현실적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한인도 CEPA의 경우 한국의 대인도 양허율은 93.7%이나 인도의 대한국 양허율은 85.3%에 그치는 양허수준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고 시장에서의 경쟁관계를 고려할 때 아쉬운 부분이다. 아세안과 베트남, 콜롬비아, 중국 등 일부 개도국과의 FTA는 상대적으로 활용률이 낮게 나타났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정비하고 관세 행정 개선을 통해 FTA 이행을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관세 인하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무역환경 변화 속에서 FTA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이 IRA를 통해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핵심광물을 우대하고 있는데, 우리는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정에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광물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중동, 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FTA를 체결하지 않은 자원 보유국과의 협상 추진도 적극 검토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FTA 추진 목적을 단순한 수출시장 확보에서 자원확보 및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까지 확장해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