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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인 벤치마킹해 재도약 노리는 전통주

작성 2022.08.19 조회 1,444
일본, 와인 벤치마킹해 재도약 노리는 전통주

일본에서 쌀을 원료로 한 전통주인 니혼슈 소비량은 40년 전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인들의 와인 소비량은 10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전통주 업계는 변화된 트렌드에 대응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와인의 성공사례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현재 일본 니혼슈 업계의 최대 과제는 제조 이후 최적 온도로 소비자 식탁에 오르게 하는 것이다. 과거 프랑스가 해외 배송에 냉동 컨테이너를 도입하거나 와인셀러가 일본에 보급됐을 때 일본에서 와인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니혼슈 전문 제조기업 재팬크래프트사케컴퍼니의 나카타 히데토시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니혼슈의 품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맛으로만 따지면 지금이 사상 최고 수준일 것이다. 니혼슈와 달리 와인은 일찍부터 멀리 운반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와인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철저하게 온도 관리가 이루어졌고 와인셀러 같은 전용 냉장고도 개발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와인을 세계에 보급한 것이 생산자가 아니라 유통·판매업자라는 사실이다. 와인을 세계 시장에 유통한 주역은 프랑스가 아닌 영국”이라고 강조했다.

니혼슈의 경우 생산자 관점에서 보면 이미 상당한 수준의 품질을 실현한 상태다. 그러나 유통 및 판매 단계의 적정 온도 관리 측면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반적으로 니혼슈의 최적 보관 온도는 영하 5도에서 0도 사이로 기존의 냉장고나 와인셀러로는 적합하지 않아 신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니혼슈는 기본 병 사이즈가 1.8리터(높이 40cm, 바닥 직경 10cm)로 다른 주류 제품에 비해 부피가 크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일본에서도 니혼슈의 브랜드화 및 고급화 붐이 일면서 고급 기호품에 걸맞은 유통 및 보관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니혼슈 전용 셀러인 사케 셀러가 보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한국 내 일식당이나 니혼슈 마니아들은 사이즈나 보관 온도 측면에서 최적인 김치냉장고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누구나 한 번쯤은 진열대에 가득 찬 다양한 주류 제품을 바라보며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망설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와인의 경우 기본적인 지식과 시음 경험만 있다면 라벨에 인쇄된 산지, 품종, 수확 연도 같은 정보를 통해 맛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니혼슈의 경우 라벨에 실린 정보만으로 와인처럼 맛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니혼슈는 생산지가 와인의 풍토처럼 명확한 맛의 차이로 연결되지 않는다. 니혼슈의 원료인 쌀은 와인의 원료인 포도와 달리 보관 및 수송이 쉬워 니혼슈 생산지가 원료 생산지와 꼭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쌀 품종은 술맛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이지만 아이야마처럼 맛이 독특하고 개성적인 일부 품종을 제외하면 쌀에 의해 결정되는 풍미의 차이를 와인의 포도처럼 소비자가 구체적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라벨에 표시되는 핵심 정보는 양조 알코올 첨가 유무와 정미보합(쌀의 겉 부분을 깎아내 백미 형태로 실제 사용하는 비율)에 의해 결정되는 음양, 대음양, 순비, 순미음양, 순미대음양, 특별순미, 본양조, 특별본양조 등 8종의 특정 명칭이다. 정미보합이 낮다는 것은 곧 술을 빚는데 쌀을 더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것을 일종의 등급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밀히 말해 8종의 분류는 투입 재료에 기반한 과세를 위한 구분이지 맛이나 재료의 품질에 대한 구분이 아니다.

2019년 9월 이후 일본 국세청은 ‘니혼슈 글로벌 브랜드 전략 검토회’ 등을 통해 라벨규정 개정안을 검토 중이지만 앞서 설명한 특정 명칭 및 정미보합을 기본 축으로 품종, 산지, 제조연월(빈티지) 등을 추가 표시하고 술의 산도 및 수상경력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라벨링 규정은 아무래도 객관적 지표화가 가능한 내용만 다룰 수밖에 없는데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면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생산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전달하는 정보량이 너무 많아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술병 라벨을 스캐닝하면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니혼슈 소믈리에 애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술 자체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페어링, 식기 페어링, 취급 점포 등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산하의 일본식품해외프로모션센터(JFOODO)는 니혼슈에 대한 기본 지식이 전무한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 라벨의 경우 보다 직접적으로 맛과 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음식과의 페어링 정보 등 구체적으로 맛을 상상할 수 있고 실제 시음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까지 포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오프라인 매장도 유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도쿄 긴자의 미쓰코시백화점 지하 주류 코너의 경우 플로어 담당자가 정성 들여 쓴 제품 소개 카드를 통해 라벨에 담겨 있지 않은 구체적인 맛과 향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주류 코너 매니저인 A씨는 “코로나19로 시음, 시식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장 내 광고판(POP)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맛을 부풀려 홍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니혼슈의 특성을 살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 페어링 조합을 안내하려고 노력 중이다. 고객이 자택에서 페어링 조합을 실제로 체험한 뒤 만족해서 재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본 니혼슈 업계의 다양한 노력들은 우리 업체들도 참고할 만하다. 주류세가 높고 주류 판매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한국 주류 시장에서 전통주는 여러 가지 특혜를 누리고 있다.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전통주로 분류되면 세금이 50% 감면되고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전통주는 여전히 명절 선물용 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도수가 높은 독주 또는 한방약재 맛이 두드러지는 약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전통주가 선물용, 예식용 고급 주류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비자 관점의 음식 페어링 제안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높은 주류 소비량에 비해 고급화 및 다양화된 제품 라인업의 발달이 더딘 시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입 맥주와 수제맥주 붐과 함께 고급화 및 소량 다품종화 트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위스키와 와인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정된 종류의 획일화된 술을 대량 소비하던 시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고급 주류를 즐기는 시장으로 이행 중인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음주 트렌드 속에서 주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과 더불어 음식 페어링과 같이 술을 즐기는 프로세스 자체를 제안하는 비즈니스가 유망할 전망이다.

물론 이런 노력이 국내 시장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 K-푸드의 세계적인 확산세를 십분 활용해 K-주류도 해외수요 개척에 나서야 한다. ‘K-푸드에는 K-주류가 제격’ 같은 단순한 국적론적 음식 페어링이 아니라 K-주류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지표화해 그에 맞는 음식 페어링을 제안하고 나아가 수출 대상국 현지의 고유 음식과 K-주류의 페어링 제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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