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비료 생산 감축에 전체 식량 공급망 흔들
O 가스값 폭등으로 유럽 내 주요 비료업체들이 생산량 감축에 나서면서 농가에서부터 식량가공업체 심지어 맥주업계까지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
- 지난 25일,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비료업체 야라 인터내셔널은 치솟는 가스 값에 유럽내 암모니아 기반 비료 생산량을 50% 감축한다고 발표했고, 하루 전 영국의 최대 비료업체인 CF 퍼틸라이저 UK도 빌링험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음. 앞서 폴란드 내 대형 비료업체 2곳도 생산 중단 소식을 전한 바 있음.
- 에너지의존도가 높은 비료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과 서방의 러시아산 석유 및 천연가스 제재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가스 가격 고공 행진이 최소한 1년 정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업체들로서는 생산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음.
- 문제는 비료가 작물재배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CO2가 매우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이 예상됨. CO2는 맥주 및 탄산음료에도 사용되고, 외과 수술 및 도축 과정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농가는 물론 식품가공업체와 일선 맥주집에서도 비료 생산 감축에 대한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
- 실제로, 덴마크계 다국적 맥주회사 칼스버그의 폴란드 지사 ‘칼스버스 폴스카’는 비료 생산 감축에 따라 맥주 생산을 즉각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회사들도 그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됨. 동 회사 대변인은 “탄산 생성을 위해 주입되는 CO2는 장기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현재 며칠 분의 재고만 남아 있다”고 밝히면서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자체 CO2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한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음.
- 영국에서는 CF 퍼틸라이저 UK의 빌링험 공장 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농업자연맹’ 회장은 비료 시장이 국내 식품 생산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비료 생산의 부산물인) CO2 공급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당국에 촉구했음. 맥주업계도 이미 공급망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지적하고, 전국적인 맥주 부족사태는 물론, 이미 에너지 물가 폭등에 신음하고 있는 양조업계와 일선 선술집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음.
- 한편 칼스버그 폴스카는 CO2가 드라이아이스에도 쓰이는 만큼, 식품 운송 및 저장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음.
-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집행위원회는 비료 생산 감축에 따른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질소계 비료 생산에 필요한 핵심 품목에 적용되는 수입 관세를 일시 해제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오는 9월 초 회원국 각료들로 구성된 EU이사회에서 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임.
- 허나, 영국의 CF 퍼틸라이저의 경우에는 모회사인 CF 인더스트리가 이미 코로나19 봉쇄조치 및 에너지가 급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에 또다시 지원을 받기는 힘든 상황으로, 이와 관련 영국 정부 대변인은 “비료 시장의 장기적인 복원력 개선을 위한 여러 옵션을 강구 중이며 수급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음.
출처: 폴리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