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프랑스를 포함한 외국산 스파클링 와인에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금지해 논란이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러시아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에 따르면 프랑스 등 해외에서 수입된 샴페인은 병 뒷면에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표기해야 한다.
'샴페인'(Champagne)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지칭하는 용어로, 협정에 따라 샹파뉴 외 지역에서 만든 와인에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러시아에선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 스파클링 와인을 통칭하는 용어로 샴페인(러시아어 shampanskoye·샴판스코예)을 사용해왔으며, 푸틴 대통령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샴페인이 고가에 판매되는 반면, 러시아에선 병당 150루블(2300원)짜리 샴페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샴페인 제조회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샴페인 위원회는 "이 법은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와인 원산지와 성격과 관련된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개탄했다.
프랑스 최대 샴페인 제조회사 모엣 헤네시는 이에 반발하며 이날자로 러시아 샴페인 수출을 중단했다.
러시아 관영 통신 '리아 노보스티'에 따르면 모엣 헤네시 대변인은 "새 법의 영향을 평가할 때까지 상품 운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프랑크 리스터 대외무역부 장관도 "해당 법안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와인 업계와 다른 유럽 이웃국들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와인 업계에서도 해당 법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는 러시아 와인 제조사 아브라우 두르소 회장 파벨 티토프는 "러시아 와인을 보호·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법 조치는 합리적이어야 하며 상식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