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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통상협력 방안
최근 글로벌 통상환경은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자국우선주의, 보호주의 기조에 따라 세계 무역 성장이 정체되고, 미-중 갈등의 장기화로 WTO 기반의 다자체제가 약화되는 등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세계화 추세가 둔화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교란을 겪으며 주요국들은 자국 중심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나섰고, 미국은 그 일환으로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EU는 핵심원자재법과 유럽반도체법 등의 보조금 지급을 담은 산업정책을 내세우며 핵심전략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연대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 Shoring)’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이 전 지구적 핵심 어젠다로 대두되면서 탄소중립과 그린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글로벌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20년 4.3%에서 2022년 상반기 13.2%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전기 동력의 핵심 원천인 배터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 배터리 핵심 소재와 부품의 확보가 중요한데, 공급망 전반에 걸쳐 중국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중 갈등의 여파가 배터리 공급망까지 확장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상당한 리스크가 내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 제 역할을 해야 할 WTO의 기반의 질서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현실임을 감안할 때 개별 국가를 대상으로 통상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정적인 자원 하에 통상협력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핵심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별 중점 추진 대상 국가 선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보고서는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방향으로 ①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②수출시장 마케팅 ③글로벌 리더 대상 아웃리치 ④국제개발협력을 제시하고, 전략별 중점 추진 대상 국가를 선정하였다.
①광물자원 공급망 협력을 위해 배터리 소재 광물의 주요 매장 국가인 호주, 브라질 등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원활한 그린전환 달성 전까지 안정적인 화석연료 확보를 위해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의 국가와도 협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②수출시장 마케팅이 두 번째 전략으로 중국과 아세안 등 거대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희토류 공급망 재편 논의를 이끄는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강조되고 있으나 기존의 수출 시장을 유지·확대하는 전략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③글로벌 리더 국가에 대한 아웃리치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WTO 기반의 다자체제가 약화된 상황에서 미국과 EU 등 주요국은 글로벌 규범 설정에 영향력을 발휘하며 통상환경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이해관계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글로벌 규범을 선도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아웃리치를 벌여야 할 것이다.
④국제개발협력 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국의 기여에 대한 글로벌 사회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대외적으로는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대내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국제개발협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통상협력 중점 추진 대상 27개의 국가 및 지역 중 미국과 중국은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수출시장 마케팅, 글로벌 리더 아웃리치 등 3가지 분야에 해당하는 최우선 통상협력 대상으로 나타났으며, 인도네시아도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수출시장 마케팅, 국제개발협력 등을 중심으로 최우선적으로 통상협력을 추진해야 하는 국가로 분석되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대통령 순방 및 주요 외빈 방한 건수를 집계한 결과 미국(14건), 중국(6건), 인도네시아(5건) 등 최우선 통상협력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정상외교는 대체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개 전략 대상국에 해당하는 일본, 튀르키예, 브라질, 영국, 필리핀에 대한 통상협력 활동은 다소 부족했다. 특히 한국의 4대 수출국이자 3대 수입국인 일본에 대한 실질적인 정상외교가 2022년까지 지난 10년간 1건에 그쳤는데, 다만 최근 두 차례 정상외교(’23.3월 대통령 방일, ’23.5월 일본 총리 방한)가 이루어지는 등 양국 간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외 주요 협력 대상 국가이나 최근 10년간 정상외교 활동이 전무했던 콩고 민주공화국, 남아공, 아제르바이잔 등의 국가와도 협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