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피지컬 AI 생태계의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AI)이 가상공간을 넘어 물리적 현실 세계에 접목되는 피지컬(Physical) AI 시장 주도권을 두고 미중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올해 CES(미국 소비자 전자제품 전시회)에서 AI 성장과 진화의 최고 발전 모델은 피지컬 AI라고 언급한 바 있다.
AI의 발전은 1단계인 이미지와 음성을 인식하는 지각형 AI, 2단계인 텍스트와 영상을 생성하는 생성형 AI, 그리고 의미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인지형 AI의 3단계로 진화했다.
4단계로 볼 수 있는 피지컬 AI는 3차원의 물리적 세계를 인지하고,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지능형 AI를 의미한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자동화 로봇이 아니라 실제 산업현장에서 학습한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판단해 공정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업무 및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기술 영역이다. 사진은 지난 12월 4일 마카오에서 열린 ‘2025 글로벌 스마트기기·전자제품 박람회’ 참관객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마카오=신화/뉴시스]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로봇 공학, 센서기술이 융합되면서 사람처럼 학습하고 행동하는 지능형 로봇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AI의 궁극적 진화는 피지컬 AI’, ‘향후 테슬라의 기업가치 중 약 80%가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피지컬 AI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의미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의하면, 피지컬 AI 시장규모는 2020년 50억 달러에서 2025년 225억 달러로 350% 성장했고, 2030년에는 643억 달러로 연평균 23.3%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시장이 약 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자동화 로봇이 아니라 실제 산업현장에서 학습한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판단해 공정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업무 및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기술 영역이다.
기술 생태계로 보면 AI 모델(두뇌)-센서·컴퓨터 비젼(감각)-엣지 컴퓨팅·네트워크(연결)-제어·액추에이터(행동)가 결합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피지컬 AI 실증과 상용화 영역은 스마트팩토리,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과 물류, 제조공장에서 이동·운반을 하는 자율이동로봇(AMR) 등 다양하다.
특히, 자율주행·드론·스마트제조·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중국 피지컬 AI의 약진은 눈부실 정도다.
중국은 이미 세계 AI 특허의 약 60% 보유하고 있고, 6G 관련 특허 출원 비중도 40.3%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피지컬 AI의 약진과 생태계 발전은 크게 3가지 요인으로 귀결된다.
첫째,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피지컬 AI 수요시장의 확장성이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해 2023년 1월 ‘로봇 플러스 응용 행동방안’, 11월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발전 지도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 양회에서도 지능형 AI를 미래 중점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 9월에는 피지컬 AI를 의미하는 차세대 ‘스마트 지능체’ 보급률을 90% 이상 끌어올리는 ‘AI 플러스 행동심화’ 정책도 발표했다.
피지컬 AI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28개의 시범 거점지역도 발표했고, 11곳의 AI 기술의 산업적용 및 상용화를 지원하는 도시, 10개 데이터 시범지역 등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베이징을 중심으로 100억 위안(약 2조 원) 규모의 피지컬 AI 산업발전 기금도 조성했다.
한편,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로봇산업을 국가 핵심산업으로 지정해 중앙 및 지방정부 자원의 다양한 보조금과 각종 우대혜택을 지원하며 지난 10년간 피지컬 AI 생태계를 키워왔다.
성장 초기에는 로봇산업 육성을 위해 해당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금뿐만 아니라 세금 감면, 인프라 투자, R&D 지원 등 공급시장을 집중 육성했다.
그리고 수요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로봇을 구매하는 제조기업 및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본격화했다.
2014년 이후 로봇 구매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도시도 기존 2개에서 2024년 93개로 대폭 증가했다.
2025년부터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로봇 분야에 대한 공급(기업, 생태계 구축) 및 수요시장(제조공장 및 개인 구매자)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8월 베이징 E-타운(이좡,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에서 로봇 쇼핑축제를 개최해 산업용 로봇을 구매하는 기업에는 최대 25만 위안(약 500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제공하고, 개인 고객은 1만 위안(약 200만 원) 이상의 구매 시 1500위안(약 30만 원)의 쿠폰을 제공하는 등 수요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둘째, 피지컬 AI의 독자적 하드웨어 공급망 생태계 구축과 내재화다.
피지컬 AI 성장의 핵심은 실제 제조공장이나 산업을 기반으로 학습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인 중국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24년 새로 설치된 전 세계 산업용 로봇 54만2000여 대 중 54%에 해당하는 29만5000대를 중국이 설치했다. 미국(3만4000대)의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36만9000대로, 서비스 로봇 생산량은 26% 늘어난 880만 대에 이른다.
과거 독일과 일본이 주도했던 감속기와 서보모터 등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의 기술자립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나아가, 상하이·저장·장쑤성의 피지컬 AI 클러스터와 광저우-선전-동관을 중심으로 감속기, 배터리, 제어기, 센서의 부품 공급망 클러스터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이는 피지컬 AI 응용산업의 부품 조달부터 완제품 양산까지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대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경쟁력 우위를 의미한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의하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하드웨어 기업의 절반이 중국기업이고, 로봇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부품의 90%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단순 제조생산량 확대를 넘어 기술혁신과 독자적 생태계 구축을 통해 피지컬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셋째, 풍부한 피지컬 AI 인재 경쟁력과 방대한 산업 데이터 축적이다.
2024년 기준 중국대학의 로봇 전공 재학생 수가 58만여 명으로 전 세계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로봇산업 육성이 중국제조 2025 전략에 포함되면서 칭화대·저장대·중국과학기술대학·우한대학 및 대학원 내 로봇 전공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중국 교육부에 의하면, 2025년 6월 기준 전국에 399개 대학(공립대학 265개, 사립대학 134개)에 로봇공학 관련 전공이 개설됨으로써 로봇 관련 전공자 수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피지컬 AI 생태계 관점에서 스마트 제조공학, 빅데이터 전공, IC 전공자까지 포함하면 관련 전공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더 늘어난다.
한편, 다양한 실전 현장(場景) 데이터, 공공, 기업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고, 첨단 제조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응용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학습 데이터 수집을 통해 다양한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애지봇(AgiBot)은 이미 상하이에 대규모 데이터 수집 공장을 세우고 100대의 로봇을 투입해 하루 약 5만 건에 달하는 상용 데이터를 수집, 축적하고 있다.
정밀제어와 환경인식 기술을 접목해 산업 및 서비스 분야의 응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애지봇이 공개한 오픈소스 데이터셋 ‘애지봇 월드’는 글로벌 AI 기업이 사용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각형 AI-인지형 AI-생성형 AI가 구글, 오픈AI 등 미국 테크기업 주도로 발전했다면, 피지컬 AI는 막대한 데이터와 제조생태계를 기반으로 공장, 물류, 병원 등 실증과 상용화의 범용 로봇 시대는 중국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물류자동화센터 등 제조 및 산업 실증 데이터가 구축되고 쌓일수록 피지컬 AI는 더욱 진화되는 스케일링 법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스케일링의 법칙은 훈련 데이터, 모델 파라미터, 컴퓨팅 리소스가 커질수록 AI 성능이 향상된다는 개념이다. 피지컬 AI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 이 기사는 박승찬 용인대학교 교수가 한국무역신문에 기고한 글로서, 필자와 한국무역신문의 허락 없이 무단 전재, 복제, AI 수집 및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