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패권을 잡아라… 미중, 치열한 경쟁
“우리는 그 어떤 국가도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미국을 이기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자녀는 우리와 다른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지난 7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중국을 향한 AI 전쟁 선포문이다.
트럼프는 연이어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의 AI 혁신, AI 인프라 및 AI 안보와 리더십 내용을 담은 3건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AI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90여 개 세부 연방정책을 담은 미국판 ‘AI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중국과의 전면적인 AI 경쟁을 알린 셈이다.
딥시크 충격을 시작으로 휴먼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까지 최근 중국 AI산업 굴기가 빨라지면서 미국이 조급해지고 있다.
저장(浙江)성 이우(義烏) 글로벌디지털무역센터를 방문한 해외 바이어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모습. [이우=신화/뉴시스]
중국도 바로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 8월 말 2024년 AI 플러스 정책의 세부 행동지침을 담은 ‘AI 플러스 행동 심화 정책’을 발표했다.
향후 2035년까지 단계별 목표와 중점육성 분야, 핵심역량강화의 세부 실행 지침서라고 볼 수 있다.
동 정책에 의하면, 1단계 2027년까지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지능형 시스템 보급률을 70%로 확대하고, 2단계인 2030년까지 보급률 90% 확대 2035년에는 전면적 스마트경제,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이다.
중국이 지금까지 국가가 제시한 핵심성과지표(KPI)를 대부분 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심화 정책의 핵심 내용과 마스터플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AI 패권을 두고 앞서가는 미국과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고의 AI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019년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재에 따른 중국의 AI 기술자립화 속도는 더욱 가속하는 추세다.
최근 발표된 미중 간 AI 전쟁 관련 보고서를 보더라도 경쟁의 치열함을 가늠할 수 있다.
AI 보안 기업인 레코디드 퓨처가 지난 5월 발표한 ‘미중 AI격차 측정 보고서’에 의하면, ‘새로운 알고리즘 혁신과 AI 에이전트, 협업 AI시스템이 결합되면 2030년 이전에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유엔산업개발기구 중국사무소가 공개한 ’글로벌 AI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년(2014~2024년)간 전 세계 연구자 20만 명의 학술논문 피인용 횟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최상위 AI 과학자 60%가 중국인이다.
글로벌 100대 AI 인재 중 중국인이 57명으로 미국(20명)을 압도하고 있다.
비록 중국 AI인재와 인프라 생태계가 미국에 앞서 있지만, 여전히 미국이 글로벌 AI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산하 벨퍼센터가 발표한 ’2025년 5대 핵심신흥기술 경쟁력 지수‘를 보면, AI 분야에서 미국이 22.7로 2위 중국(14.5)에 앞서 있다.
데이터 영역을 제외한 AI 알고리즘, 컴퓨팅 파워와 최상의 AI 모델 정확도 영역에서 미국이 중국에 앞서 있다.
스탠퍼드 AI인덱스, 영국의 데이터 분석업체인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 조사에서도 미국(1위)의 AI 종합 경쟁력이 중국(2위)에 앞서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추격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공통된 의견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중간 치열한 AI 글로벌 생태계 경쟁은 크게 3가지 경쟁으로 요약된다.
첫째, AI 인프라 건설 경쟁이다.
2029년까지 세계 최대의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미국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맞서 중국판 스타게이트인 ‘스타게이트 오브 차이나(Stargate of China)’가 본격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2022년부터 시작된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가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AI기업이 모여 있는 장강삼각주 권역을 담당할 데이터센터를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동수서산’은 경제가 발달한 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네이멍구 자치구, 간쑤성 등 전력이 풍부한 서부 지역으로 옮긴다는 의미다.
우리 돈 약 9조원을 투자해 8개 지역에 10개 대규모 데이터센터 허브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스타게이트 오브 차이나에 투자되는 금액은 우리 돈 약 53조 원 규모로 안후이성 우후시에 서버팜을 지어 AI 모델 추론에 집적화하고, 서부의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AI모델 학습에 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스타게이트를 주도하고 있는 오픈AI CEO인 샘 울트먼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얼마 전 그가 타이완과 한국을 방문한 것도 중국과의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기존 오라클과 소프트뱅크를 넘어 엔비디아, TSMC, 삼성,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 구축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둘째, AI 글로벌 리더십 확보 경쟁이다.
미국은 중국견제를 위해 데이터센터·칩·소프트웨어·AI 정책 등 미국의 AI 생태계에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을 포함시키려고 한다.
오픈AI는 지난 5월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AI 포 컨트리스(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른 국가들의 AI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며 미국 중심의 AI 동맹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오픈 AI는 동남아, 중동 등 국가와 AI 파트너십을 구축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 LLM 스타트업인 즈푸AI가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가별로 AI 솔루션을 수출하는 중국판 ’오픈 AI 포 컨트리스 사업‘ 구축에 나섰다.
이를 통해 동남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국 내 독립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즈푸AI는 중국정부와 함께 자국 국가 AI 표준을 개도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2025년 1월 미국 상무부가 즈푸AI를 수출통제 리스트에 포함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셋째, AI 산업 규제 철폐와 응용분야 확대 경쟁이다.
중국은 이미 독자적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응용범위를 전 산업으로 확대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IBM이 발표한 ‘글로벌 AI 도입지수 2023’ 자료에 의하면, 2023년 중국기업의 85%가 AI 응용 가속화를 추진하며 세계 1위로 미국(12위)에 앞서 있고, 중국기업의 63%가 생성형 AI 용용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해 미국(10위)에 앞서 있다.
한편, 미국은 향후 AI 혁신강화와 규제완화를 위해 AI 관련 규제를 수정, 철폐한다는 방침이다.
관리예산국은 각 주의 규제를 조사해 과도한 규제가 있는 주에는 AI 관련 연방기금 지원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에너지·헬스케어·교통 시스템 등 AI 도입이 늦은 산업이나 관련 기관에도 AI 도입을 확대해 뒤처진 AI 응용 및 활용도를 높이려고 한다.
결국 AI 기술혁신·R&D·막대한 자본력의 미국과 AI 인재·응용 서비스·막대한 데이터의 중국이 글로벌 AI 패권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도 국가 차원의 인프라 투자, AI 인재양성, 규제혁신을 통해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시간이 없다. 미중간 AI 패권경쟁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우리만의 AI 강국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해야 한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 이 기사는 박승찬 용인대학교 교수가 한국무역신문에 기고한 글로서, 필자와 한국무역신문의 허락 없이 무단 전재, 복제, AI 수집 및 활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