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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소액통관면세 철폐로 초래된 전 세계 운송혼란과 파장(상)

작성 2025.09.19 조회 3,747

❚ 미국의 소액통관면세 철폐로 초래된 전 세계 운송혼란과 파장(상)

미국행 소포 중단… 결국 미국 소비자 피해로 귀결

 

미국은 개인이 하루에 반입하는 제품의 가치가 800달러를 넘지 않는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를 우회하거나 위험 품목을 밀반입하는 데 악용된다며 8월 29일부터 ‘드 미니미스(De Minimis)’로 불리는 이 면세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한국을 포함해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등 상당수 국가가 미국행 소포 대부분을 접수하지 않는다. 만국우편연합(UPU)은 세계 88개 우편 사업자가 관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미국행 우편 서비스를 전면 또는 부분 중단한다고 UPU에 알렸다고 전했다. 덕분에 대미 샘플 송부부터 아마존 같은 쇼핑몰을 통한 소액 판매도 차질을 빚고 있다. 드 미니미스 폐지로 초래된 전 세계 운송 혼란과 파장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미 로스앤젤레스 우편물 처리 센터.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드 미니미스’는 무엇인가?

 

드 미니미스(De Minimis). 암호 같은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일까? 최근 전 세계의 소규모 화물운송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주범 치고는 일반인들에게 이름이 너무 생소하다. 

 

드 미니미스는 미국이 1930년부터 시행해 온 제도로 미국 관세법 321조(Section 321, de minimis exemption)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여기서 ‘Section 321’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이 관리하는 규정에 의해 건당 미화 800달러(2025년 기준) 이하의 물품에 대해 통관절차(관세포함) 이행 및 관련 서류제출을 면제하는 특혜를 말한다.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원래 취지는 통관 당국CBP)의 비효율과 과부하를 제거하는 것이지 소비자나 기업의 편리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8월 29일을 기해 드 미니미스 면세 혜택이 사라졌지만, 이는 불쑥 튀어나온 이슈가 아니다. 

 

집권 2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 초에 중국을 저격하기 위해 중국에서 도착하는 저부가가치 화물에 대한 드 미니미스를 즉시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파장은 정반대로 흘렀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금 고지서가 즉각적으로 발부되고 배송 시간도 터무니없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며칠 만에 미국 입국 항구는 적체된 소포로 가득 차서 물류가 마비될 정도였다. 

 

CBP는 뒤늦게 소포 홍수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바로 한발 물러섰다. 

 

미국 행정부는 신속하게 조치를 철회하는 대신 중국산 제품에 대한 드 미니미스를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절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의욕만 앞선 섣부른 정책이 얼마나 큰 문제점을 야기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어쩌면 최대 피해자가 관세를 통해 압박하려 한 중국 생산자가 아니라 미국의 소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더불어 미국 의회도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 호응하여 소액화물 면세를 폐지하려는 의도를 내비치면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겨졌다.


● 미국의 통관절차는 총 3종류

 

미국 정부는 외국에서 상품이 들어올 수 있는 세 가지 루트(통관 절차)를 제공한다. 

 

공식적으로 수입신고나 허가 절차를 밟는 것이 가장 흔하고, 절차를 간소화한 약식 절차, 일정 수준은 아예 세금이나 절차를 면제하는 드 미니미스로 구성된다. 

 

정식서류 제출과 수입관세 납부 등의 장벽을 넘어야 하는 정식 입국은 건당 2500달러 이상의 화물에 적용되어 비교적 엄격한 문서와 위생 감독 등 세부적인 절차가 수반된다. 

 

흔히 컨테이너와 항공기를 통해 미국 항구나 공항에 도착하는 대부분의 물건이 그 주인공이 된다. 

 

이 경우 수입업자는 화물의 가치와 원산지를 포함하여 화물관련 내용을 요약한 세관 서류를 제출하고 관세 납부와 규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세관 보증서를 제출해야 물건을 미국 내로 반출할 수 있다. 

 

이 절차는 허가된 세관 중개인을 통해 대부분 진행된다. 수입업체는 서류를 준비해야 하고 수입절차와 제품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대가로 모든 수입업자는 제품가치(선적 기준)의 약 0.35%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입절차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수입업체는 관세 코드(HS코드)와 상세하고 정확한 수입상품 관련서류를 기반으로 엄격한 심사를 받는다.

 

두 번째로 간소화 된 약식 절차는 건당 미화 801달러에서 2500달러 사이의 상품에 대해 적용된다. 제대로 된 통관서류와 검역절차 등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그 적용은 덜 엄격하다. 

 

이런 약식 절차는 세관 중개인을 통해 진행되며 건당 2.22달러에서 9.99달러 사이의 상품 처리 수수료 등 평균 23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세관 심사를 받지만, 공식 통관보다 체크 사항이 크게 줄어들고 신속하게 수입절차가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법률은 저가 화물에게 수입규제 그물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거의 90년 이상 유지되어 온 제도이다. 

 

1930년 관세법 제321조는 세관 공무원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저부가가치 외국 소포에 대해 수입 관세와 세관 서류를 면제하고 세관 중개인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해 왔다. 

 

이런 제도는 얼핏 수입자나 외국의 수출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출발점은 전혀 아니다. 최소 면제의 취지는 세관 공무원이 1달러를 더 징수하기 위해 2달러를 쓰지 않도록 유도하는, 즉 효율적인 통관행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런 취지는 소비자 혜택으로 확대되었다. 2016년부터 드 미니미스는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매일 최대 800달러 상당의 물품을 면세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발전하여 소비자가 더 쉽고 저렴하게 수입품을 구입하도록 통로를 넓혔다.

 

1930년의 원래 관세법(스무트-홀리 관세법, 1930년대 경제공황을 야기한 고관세제도)은 출발할 때 어떤 종류에도 드 미니미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일선 세관 직원들은 효과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특정한 화물은 검사를 하지 않기로 업무지침을 만들었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1938년에 루즈벨트 행정부는 의회에 요청하여 관세법을 개정했다. 

 

이로 인해 미국 소비자나 기업에게 도착한 건당 1달러 이하의 외국 패키지에 대해 세관 절차와 관세 면제를 공식적으로 규정했으며, 1978년까지 같은 기준이 유지되었다. 

 

1978년에 다시 의회는 최소화 면제 기준을 5달러로 올렸다. 1993년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을 이행하는 법안의 일환으로 의회는 최소화 기준을 200달러로 인상한 후 2016년에 다시 현재 기준인 800달러로 올렸다. 

 

다만, 주류, 향수, 담배, 반덤핑 및 상계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 등은 드 미니미스에서 제외되었다.


● 면세기준 800달러는 여행객 면세한도

 

그럼, 왜 하필 800달러일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고 외국의 수출상을 고려해서 정해진 것일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오히려 미국의 소비자를 고려해 결정된 금액 한도다. 

 

2016년 당시에 미국인이 외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세관 서류를 작성하고도 그 제품에 대해 관세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은 최대 800달러 상당이어서 형평을 맞춘 것이다.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귀국하는 모든 여행객이 세관 서류를 작성하고 외국 여행에서 구입한 사소한 장신구와 기념품, 그리고 의류에 대해 모두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면 귀국자는 엄청나게 긴 대기 줄에 오랫동안 서야 하고 세관직원은 격무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동일한 이유로 귀국 시 면세한도 제도를 유지하고 있음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2016년에 의회가 형평성과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법을 개정한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말로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서 소위 드 미니미스 제도가 이용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외국기업의 배만 불린 불법 및 편법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것인가? 

 

CBP 관계자가 미국 의회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2023년에 이 제도를 통해 통관된 화물의 건당 평균 가치는 54달러였다. 

 

이중 2018년에 중국에서 출발한 상품이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2023년에는 중국산이 약 60%로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물량도 급격히 증가했다는 점이다. 드 미니미스 물량은 2013년에 1억 개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지만, 800달러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6년에는 2억5500만 개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계속>

 

[한국무역신문 제공]

 

* 이 기사는 최용민 최용민무역통상연구소장이 한국무역신문에 기고한 글로서, 필자와 한국무역신문의 허락 없이 무단 전재 및 복제, AI 수집 및 활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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