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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무역인] 이정필 동우엠테크노 대표

작성 2025.09.02 조회 1,612

[금주의 무역인] 이정필 동우엠테크노 대표

33년간 주사기 수출 외길… 세계 50개국 시장 개척

 

‘수출 외길 인생 33년.’

 

고품질 의료용 주사기와 일회용 의료용품 자동화 생산 설비를 수출하는 동우엠테크노 이정필 대표를 이렇게 소개할 수 있다. 

 

지인의 제안으로 1990년대 초반 수출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많은 어려움에도 묵묵히 수출기업가로서 자리를 지켰다. 

 

덕분에 해외 거래처는 꾸준히 늘어 현재 수출국은 약 50개국에 달한다. 

 

철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 관리와 품질 경영으로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는 동우엠테크노 이정필 대표를 만났다.

 


이정필 대표가 경기도 김포 양촌읍 회사 집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동우엠테크노]

 

● 지인 제안으로 무역에 발 들여

 

영국에서 유학하던 이 대표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졸업하지 못한 채 1993년 한국에 돌아왔다. 

 

막막한 상황에서 의료용 주사기를 생산하는 지인이 수출업무를 제안했다.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기에 망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한국무역협회와 KOTRA에서 바이어 리스트를 구할 수 있었다”며 “주사기 구매를 희망하는 바이어를 찾아, 팩스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세계 일회용 주사기 시장에서 한국산 비중이 무려 70%에 달했다. 우리가 거래한 국가만 아시아, 중동,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약 30개국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제품의 인기는 높았지만, 이 대표가 속한 대종메디칼 제품의 인기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 대표는 “국내에 일회용 주사기를 수출하는 업체가 100개는 넘었을 것”이라며 “경쟁이 심해 마진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 기회가 된 IMF 외환위기

 

마진이 박하자, 일회용 주사기를 만들던 지인은 1995년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고심 끝에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2년간 쌓은 해외 인맥을 활용하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잘하는 분야에만 집중했다. 제조 경험이 없었던 만큼 생산시설은 승계하지 않고, 수출을 대행하는 상사업무에만 집중했다. 

 

해외에서 주사기 주문을 받아 국내 제조사에 의뢰해 수출하는 방식이었다. 여전히 마진은 박했다. 이 대표는 “컨테이너 40피트 하나가 나가도 100만 원 정도 남았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던 중 1997년 발발한 IMF 외환위기는 기회가 됐다. 두 가지 요인 덕분이다. 주사기 업계가 대거 난관에 부닥쳤지만, 이 대표가 인수한 대종메디칼은 끄떡없었다. 

 

이 대표는 “국내 제조업체, 해외 바이어 모두 신뢰 관계가 쌓여 현금 거래만 하고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하나는 환율효과다. 원화 절하로 수출 단가가 좋았다. 

 

운도 따랐다. 소량을 주문하던 케냐 바이어로부터 대형 주문을 받은 것. 이 대표는 “주사기 1000만 개에 바늘 3000만 개를 한 번에 주문받았다”며 “환율효과로 마진이 두 배 정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때 신사업으로 설비 수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사기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설비가 대량으로 매물로 나왔던 것.

 

 아무도 인수하지 않아 설비는 거의 고철 가격에 거래됐다. 마침 수입업체 중 제조에 관심 있던 바이어들이 있어 설비 인수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워낙 헐값에 매물이 많았다”며 “설비를 받아 수리하고 녹을 제거해 5배 정도 높은 가격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만 6~7개 업체에 설비를 공급했다. 이 대표는 “유독 파키스탄에서 주사기 수입량이 많아 궁금했었다”며 “파키스탄 바이어들이 제조에 관심이 많았지만, 설비가 고가여서 엄두를 못 내던 상황이라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중국이 치고 오르자, 제조에 도전

 

외환위기로 우리나라 기술개발이 주춤한 사이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그렇지 않아도 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중국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뛰어들자, 경쟁은 심해지고 자연스럽게 하나둘 수출처를 잃었다. 

 

수익률 사수를 위해 수출 품목을 늘렸다. 병원 장갑 등 일회용품부터 마취용 주사기, 인슐린 주사기 등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단순 수출대행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위기에 처하자 새로운 길이 보였다. 2005년부터 해외에서 성형용 특수바늘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었다. 

 

다행히 중국 경쟁사들은 아직 움직임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성형 시장이 열리고 있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은 덕분이다. 게다가 성형용 특수바늘은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다. 

 

이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주문이 늘었다”며 “생산처가 많지 않다 보니 마진율이 수십 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때다 싶어 자금을 끌어 모아 제조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은행 도움으로 거금을 투자했다. 큰 결심이었다”며 “성형용 주삿바늘 시장은 유럽이 개척했지만, 발전이 더디었다. 반면, 우리는 시장 수요에 맞게 빠르게 대처해 해외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소개했다. 

 

마침 유럽 바이어가 유럽 전역에 공급할 물량을 찾았다. 처음은 월 1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수익률이 높았다. 

 

이 대표는 바이어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했고, 주문은 계속 늘었다. 유럽 바이어와는 지금도 거래하고 있으며, 수출 규모는 월 1억 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대표는 “이후 중국도 뛰어들었지만, 아직 우리 기술과 품질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금은 성형용 특수바늘 종류만 3종을 개발해 수출한다”고 말했다.


● 아프리카 의료 선진화 ‘자부심’

 

회사는 성형용 특수바늘과 자동화 설비 두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일회용 의료용품 자동화 생산설비는 지속적으로 개선해 현재는 컨설팅부터 설치 후 관리까지 A부터 Z 모든 것을 책임진다. 

 

이 대표는 아프리카에 의료용 설비 수출에 자부심을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아프리카 많은 국가에는 자체 주삿바늘 생산시스템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표는 “알제리·이집트·부르키나파소에 주사기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후 주변 국가에도 서서히 우리가 알려졌다”며, “우리가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들 아프리카의 의료 환경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앞으로도 주사기와 설비 수출 두 분야에 집중한다. 

 

이 대표는 “K-의료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 호평한다. 중국이 저가로 공략하고 있지만 한국산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다”며 “K-의료를 찾는 해외 지역에 마케팅을 강화해 현재 200만 달러의 수출 규모를 5년 이내에 1000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미니 박스] 33년 동안 수출해보니... "인내와 끈기가 필요"

 

‘인내와 끈기!’

 

33년 동안 수출시장에서 사투를 벌인 이정필 동우엠테크노 대표가 꼽은 수출기업가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그는 매출 100%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거래한 바이어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안해도 계약까지는 최소 2개월은 소요된다”며 “일반적으로 주사기는 6개월, 설비는 2년을 바라보고 거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약 50개국에 수출 중인 이 대표는 “우리가 많이 알려진 덕분에 하루에 약 5건의 인콰이어리가 들어오지만, 대부분 성사되지 않는다”며 “지금도 쉽지 않은 것이 무역”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거래처를 찾다 보면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바이어가 오더를 넣는다”고 덧붙였다. 포기하지 말고 인내와 끈기를 갖고 시장을 노크하라는 주문이다.

 

상품 품질에 자신이 없으면 절대로 수출시장에 뛰어들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덕분에 국내에서 통하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며 “막연하게 조악한 품질로 나가면 절대 안 된다. 바이어는 품질에 대해서는 정확히 안다. 그리고 한 번 이미지를 망치면 개선이 힘들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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