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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에 치이는 일본차… 중국·동남아서 잇단 철수

작성 2024.07.10 조회 2,689

중국차에 치이는 일본차… 중국·동남아서 잇단 철수

자국에선 품질인증 부정 발각... 내우외환 겪는 중

전기차·가격 경쟁서 밀려 상반기 중국 판매도 13%↓


전통의 자동차 강국 일본의 자동차 업계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한 메이저 업체들이 품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정부로부터 출하 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과 동남아에서는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밀려 공장을 폐쇄하고 판매 법인을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품질인증 부정행위로 신뢰를 잃다 = 도요타는 6월 초 자동차 양산에 필요한 인증인 ‘형식 지정’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된 코롤라 필더,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의 생산을 중단했다. 당초 6월 말까지로 예정됐던 생산 중단은 최근 7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도요타는 국토교통성 조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해당 차종의 생산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8월 이후 생산 재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생산이 중단된 3개 차종의 연간 생산량은 약 13만 대다. 국토교통성은 부정행위가 확인된 차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환경성능 기준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출하 재개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보행자 보호 시험과 관련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충돌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행위는 2014년부터 이뤄졌고, 대상 차량 수는 4월 말까지 약 170만 대로 잠정 집계됐다.

아울러 도요타는 내달 하순 발매할 예정이었던 신차 ‘크라운 에스테이트’ 생산과 판매도 연기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인증 부정 문제로 신규 인증 취득이 미뤄지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도요타는 이날 카메라 방수 문제가 있는 25개 차종 23만여 대를 리콜하겠다고 국토교통성에 알렸다.

도요타 외에 마쓰다, 야마하발동기, 혼다, 스즈키도 자동차 성능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최근 인정했다. 이번 사태는 일본차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닛산 전기차 모델 '리프'[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과 공장 철수 = '외환'도 깊어가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의 판매 부진과 이로 인한 공장 및 시장 철수다.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완성차 업체 3사의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 대수가 154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최근 보도했다. 

업체별로 보면 도요타자동차의 올해 1∼6월 중국 판매량이 78만4600대로 지난해보다 10.8% 줄었다. 닛산자동차는 5.4%, 혼다는 21.5% 각각 감소했다.

일본 차 판매 부진 배경에는 중국 경쟁 업체의 가격 인하 공세와 함께 전기차로 재편되는 중국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닛케이는 분석했다.

닛산의 주력 세단 실피는 작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비야디(BYD)의 세단 ‘친(秦) 플러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보다 판매량이 많았다. 하지만 비야디가 올해 2월 친 플러스 가격을 최대 2만 위안(약 380만 원) 내리자 단숨에 실피 판매량을 앞질렀다.

도요타의 코롤라도 지난해 매달 1만∼2만 대 판매됐지만 올해 2월 이후로는 1만 대도 팔리지 않고 있다.

중국 시장이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전기차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뒤진 일본 업체의 판매량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닛케이는 “도요타 등 3개 업체의 세계 판매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를 차지한다”며 “판매량 감소는 전체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업체들은 판매 부진에 중국 내 생산 체제도 재검토하고 있다. 닛산은 지난 6월 연간 생산능력 13만 대인 장쑤성 창저우 승용차 공장을 폐쇄했다. 닛산이 중국 승용차 공장 문을 닫은 것은 처음이다.

닛케이는 닛산의 공장 폐쇄를 두고 “현지 업체와 가격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중국에서 잘 팔리는 전기차의 구색도 적은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닛산의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보다 16% 줄어든 79만대에 그쳤다.

혼다도 5월 광둥성 광저우시에 있는 합작회사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광저우자동차그룹과 합작 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중국 차에 밀려” 일본차 태국 공장 가동 중단 = 일본 자동차 제조사 스즈키는 내년 말까지 태국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즈키는 태국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지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즈키는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과 전기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그룹 내 생산 현장 최적화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방콕 인근 라용 지역에 있는 스즈키 태국 공장은 12년 전 설립됐다. 연간 생산 능력은 6만대이며, 약 800명이 근무 중이다. 스즈키는 태국 현지 생산은 중단하지만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는다. 일본, 인도 등에서 생산한 차를 판매하고 애프터서비스도 계속할 계획이다.

태국은 자국 자동차 브랜드는 없지만, 연 40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동남아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다. 2022년 기준 세계 자동차 생산 10위, 상용차 생산 4위로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도 불린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90%를 웃돌 정도로 압도적이던 태국 자동차 시장에 최근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 속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태국에 투자했고, 내연차 중심인 일본산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했다.

지난해 태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산 점유율은 80% 아래로 떨어졌으며,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산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혼다도 태국에서 공장 한 곳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혼다는 내년까지 태국 아유타야주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쁘라찐부리주 공장으로 통합한다고 6월 초 밝혔다.

혼다는 1996년 완공한 아유타야 공장을 자동차 부품 공장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혼다 측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태국에서 중국 전기차와 경쟁하고 있으며, 인도로의 수출 감소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국 내 생산량과 판매량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혼다는 아유타야와 쁘라찐부리 등 2개 공장을 태국에서 운영 중이다. 두 공장 자동차 생산량은 2019년 22만8천대에서 지난해 15만대로 급감했다. 혼다의 태국 판매량은 4년 연속 10만대를 밑돌고 있다.

●일본차 떠난 자리 채우는 중국차 = 일본 자동차가 떠난 동남아 시장의 빈자리는 중국 자동차가 채우고 있다.

동남아시아 점유율 1위인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7월 4일 방콕 남부 라용 지역에 자사 첫 동남아 공장을 완공했다. BYD는 4억9000만 달러(6769억 원)를 투입한 이 공장에서 연간 15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BYD는 현지 생산 개시와 더불어 공격적인 가격 할인에도 나섰다. 이 회사는 돌핀 모델 가격을 14만∼16만 밧(529만∼604만 원)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다. 아토3 모델은 10만∼34만 밧(378만∼1284만 원) 할인한다.

태국 자동차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왔으나, 전기차 부문은 중국이 장악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 점유율은 46%에 달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점유율 9%로 3위다. 중국 전기차의 태국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동남아 전체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 약진이 두드러진다. 카운터포인트는 동남아 지역 전기차 판매 70% 이상이 중국 브랜드라고 분석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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