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가는 국제유가…중동산 수출 풀려도 시장엔 공포감
브렌트유 110달러 고공행진…4월 이후 최고치
WSJ "풀기 어려운 문제"…美 이란 재타격·중국 수입 재개 지목

호르무즈 해협 선박
중동 전쟁으로 가로막혔던 원유 수출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국제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10달러로 고공행진 하면서 시장에 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로 떠올랐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28일(현지시간) WSJ 보도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11달러에서 거래됐다.
이는 미국과 이란 전쟁 초반이던 4월 이후 최고치다. 당시엔 수출 물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이 크게 반등하면서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알려진 이후에도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는 점에 WSJ은 주목했다.
앞서 케이플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일주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과 대체 경로를 포함한 중동발 원유 수송량은 하루 평균 2천400만 배럴을 넘어서며 전쟁 이전 수준인 2천330만 배럴을 돌파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 부장인 나타샤 카네바는 "유가란 무엇일까"라고 반문하고 "이란 전쟁이 8개월째 이어지면서 원래는 간단해야 할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가 깜짝 놀랄 만큼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모델에 따르면 브렌트유 적정가격은 배럴당 94달러로, 현재 거래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WSJ은 이러한 '뜻밖의 상황'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고 분석했다.
우선 투자자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공격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위협해온 것이 시장의 우려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이란 재타격으로 중동산 원유 공급에 또 다른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27달러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추산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는 점도 비용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이달 말에는 선박 공격 여파로 페르시아만 원유 수송량이 26일까지 일주일간 하루 최저 1천570만 배럴로 급감했다. 투자은행 UBS의 한 원자재 전략가는 "선박들이 여전히 공격에 노출돼 있으며, 보험료, 운송비는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집계에 따르면 이달 초 걸프 해역에서 아시아로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은 배럴당 36달러에 달해 전쟁 이전 수준의 5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중동발 수출을 대체할 육상 원유 재고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IEA는 즉시 채굴할 수 있는 전 세계 육상 원유 재고가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집계했다. 이는 중동발 수출 물량이 늘어날지라도 각국 정유 시설을 포함해 시장에 풀리는 육상 재고는 지난해 수준을 밑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모건스탠리는 분석했다. 여기에다 중국 변수도 등장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5∼6월 잠시나마 수입량을 줄이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다. 하지만 6월 이후부터는 원유 수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10월 들어서는 9월보다 더 많은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에 따라 "세계 석유 시장에 중국의 구매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 관계자는 진단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