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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탈미국' 가속 페달... 성공할 수 있을까

작성 2026.10.28 조회 56

캐나다, '탈미국' 가속 페달... 성공할 수 있을까

미국 의존 워낙 높아 '미국으로부터의 위험 분산' 의미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갈등을 계기로 대외 통상전략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유럽, 아시아, 중동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이른바 '탈미국' 교역 다변화'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크 카니 총리는 향후 10년간 미국 이외 국가들과의 교역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캐나다의 장기적인 경제·산업구조를 바꾸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캐나다는 2025년부터 다양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 전략적 경제협력, 공급망 협력 등을 추진해 왔다.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과 UAE 왕세자 

 

● 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캐나다와 UAE는 27일(현지시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공식 체결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아부다비의 셰이크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하얀 왕세자는 이날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서명식을 주재했다. 양국은 불과 47일간의 집중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으며, 협정은 캐나다 의회 비준 등을 거쳐 2027년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의 핵심은 현재 캐나다의 대UAE 수출품 가운데 99% 이상에 적용되는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하는 것이다. 주요 수혜 분야는 농산물, 산업기계, 발전설비, 항공우주, 임산물, 수산물, 환경서비스 및 엔지니어링 등이다.

 

양국은 상품교역 외에도 에너지·인프라·물류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UAE는 2025년 캐나다에 7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전액 집행 완료된 투자 실적이 아니라 장기 투자 약속에 해당한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협정을 통해 양국 교역을 향후 10년간 약 34억 캐나다달러에서 70억 캐나다달러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정의 전략적 의미는 UAE를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데 있다.  UAE는 캐나다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출시장과 투자자금 조달원을 동시에 다변화할 수 있는 협력국으로 부상했다.

 

● 인도네시아와 CEPA 체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캐나다는 2025년 9월 24일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캐나다가 아세안 회원국과 체결한 최초의 양자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정이 완전히 이행되면 캐나다의 기존 대인도네시아 수출품 가운데 95% 이상에 대한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폐될 예정이다.

 

밀, 칼륨비료, 목재, 대두 등 캐나다의 주요 수출품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양국은 청정기술, 농식품, 인프라, 핵심광물, 금융서비스 등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인구 규모가 크고 경제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협정 서명과 실제 관세 특혜 적용은 구분해야 하며, 발효·이행 절차가 중요한다.

 

● 중국과 관계 개선… 농산물 수출시장 회복

 

카니 총리는 올해 1월 1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무역 및 투자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표했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 속에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복원하려는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과의 협력은 양국이 서로 부과했던 무역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국의 카놀라 종자 수입관세를 기존 약 85%에서 약 15%로 낮추고 카놀라박, 바닷가재, 게, 완두콩 등에 대한 중국의 차별적 관세를 완화하는 데 의견을 접근시켰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의 제한적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중요한 비미국 수출시장이다. 특히 캐나다 서부지역 농업과 자원산업의 중국시장 접근성을 회복하는 데 경제적 의미가 있다. 다만 이는 전면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아니라 특정 상품을 중심으로 한 무역장벽 완화 및 전략적 협력이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에 대한 새로운 의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캐나다의 과제로 남는다.

 

● 인도와 CEPA 협상 재개… 교역 확대와 핵심광물 협력

 

카니 총리는 이어 3월 2일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경제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양국은 그동안 정체됐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을 다시 본격화하고 2026년 말 타결을 목표로 제시했다. 양국은 에너지, 핵심광물, 첨단산업에 대한 협력 강화와 함께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700억 캐나다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도는 세계적인 인구 대국이자 제조업 확대를 추진하는 신흥시장이다. 캐나다에는 에너지·농업·광물 수출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인도와의 관계 개선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의존도까지 분산시키려는 캐나다의 통상전략과도 부합한다. 단, CEPA는 이 시점에 최종 체결된 것이 아니라 협상이 진행되는 단계이다

 

● 유럽연합(EU)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

 

캐나다와 EU는 2025년 6월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표했다. 기존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활용하면서 경제안보, 에너지, 디지털 무역, 방위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캐나다와 EU는 2017년부터 CETA를 잠정 적용해 왔으므로, 이번 협력은 새로운 FTA 체결이라기보다 기존 협정의 활용을 강화하고 전략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무역협정 추진, 중소기업의 상대 시장 진출 지원, LNG·수소·재생에너지 공급망 협력, 핵심광물 및 방위산업 협력 등이다.

 

특히 캐나다는 2026년 2월 비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EU의 방위산업 금융·조달 프로그램인 SAFE에 참여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EU와의 2025년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약 1,780억 캐나다달러에 달했다. 유럽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캐나다가 수출시장을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제권 가운데 하나이다.

 

● 에콰도르와 자유무역협정 체결… 중남미 시장 확대

 

캐나다와 에콰도르는 올해 7월 24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했다. 이 협정은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을 낮춰 캐나다 기업들의 에콰도르 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5년 양국 상품교역액은 약 20억 캐나다달러였다. 캐나다는 에콰도르에 곡물, 비료, 광물연료, 식용채소 등을 수출하며, 에콰도르로부터 코코아, 바나나, 새우, 꽃, 석유제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남미 태평양 연안의 모든 국가와 무역협정을 보유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남미를 미국 시장을 보완하는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2026년 10월 현재 협정의 국내 비준 및 발효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교역 확대 효과는 향후 이행 상황에 달려 있다.

 

● 카타르와 투자·에너지 협력 확대

 

카니 총리는 올해 1월 18일 캐나다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카타르를 공식 방문했다. 양국은 캐나다의 주요 인프라와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카타르의 전략적 투자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협력 대상으로는 인공지능, 항공우주, 양자컴퓨팅, 사이버보안, 에너지 및 금융 분야가 제시됐다. 양국은 외국인투자보호협정 체결과 이중과세방지협정 협상도 추진하기로 했다. 카타르와의 협력은 상품 수출 확대뿐 아니라 미국 이외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강한다. 다만 투자 약속과 협정 협상 추진을 실제 투자 집행이나 협정 발효와 동일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 아세안·필리핀과 FTA 협상 확대

 

캐나다는 인도네시아와의 양자 CEPA를 넘어 아세안 전체와의 FTA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 23일 마닌더 시두 캐나다 국제통상장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장관 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의 FTA 협상을 진전시켰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필리핀과의 별도 양자 FTA 협상도 진행 중이다.

 

아세안 전체와 협정이 체결될 경우 캐나다는 동남아시아의 제조업·소비시장에 보다 폭넓게 접근할 수 있으며, 기존 미국·중국 중심의 교역구조를 다변화하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2026년 9월 발표 기준 아세안 및 필리핀과의 협력은 협상 단계로, 아직 발효된 신규 FTA는 아니다.

 

● 캐나다의 '탈미국'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캐나다의 교역 다변화 정책은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미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크게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5월 78%에서 2025년 5월 6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다. 캐나다의 대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자동차부품·철강·알루미늄 등의 제조업 공급망이 미국과 긴밀하게 통합돼 있고, 석유·천연가스 수출도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나다가 추진하는 전략은 미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교역을 유지하면서 미국 이외 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것에 가깝다. 결국 캐나다의 통상전략은 '탈미국'보다는 '미국 의존 위험의 분산'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UAE와의 CEPA 체결은 이러한 전략이 단순한 외교적 구호를 넘어 구체적인 무역협정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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