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1월부터 해외소포에 2유로 수수료... 관세와 별도
소액소포 93%가 중국서 유입... 중국 겨냥한 듯

중국 쉬인·테무 애플리케이션 로고
유럽연합(EU)이 11월 1일부터 해외에서 직접 EU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소포에 대해 물품 종류별 취급 수수료 2유로(약 2.25달러, 2961원)를 부과하기로 했다. 글로별 쇼핑 대목인 중국 솽스이(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7일)를 앞두고 전격 시행한다는 점과 EU로 수입되는 저가 소포 물량의 약 93%가 중국발이라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새로운 수수료는 기존의 소액 소포에 대한 3유로 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며 소포의 가격과 관계없이 EU 역외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되는 상품의 종류별로 부과된다.
예를 들어 소포 하나에 티셔츠 10장이 들어 있다면 취급수수료는 2유로다. 그러나 모자 2개와 티셔츠 10장이 함께 들어 있다면 상품 종류가 두 가지이므로 수수료는 4유로가 된다.
이번 수수료는 EU가 지난 7월부터 150유로 미만의 소액 소포에 부과하기 시작한 3유로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다.
EU는 유럽 소비자들이 직접 취급수수료를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 소매업체와 판매자들은 판매 전에 상품 가격에 2유로의 수수료를 추가할 수 있다.
유럽소비자기구(BEUC)는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결제 마지막 단계에서 새로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BEUC는 "이는 EU법에 위배되는 행위로, EU법은 모든 비용이 포함된 최종 가격을 사전에 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EU로 유입된 소액 소포는 약 60억 개에 달했다.
유럽으로 들어온 저가 소포의 약 93%는 중국산으로, 대부분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테무(Temu) 등 아시아의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배송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처럼 소액 소포가 급증하면서 회원국 세관 당국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통관 비용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취급수수료는 세관 당국의 추가 업무에 따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U가 지난 7월 소액 소포에 3유로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관련 수입은 약 64% 감소했다. 다만 EU 관계자들은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관세 부과의 효과에 대해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경고했다.
EU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유럽 시장에 유입되는 제품 가운데 EU의 안전 규정을 위반하는 장난감 등 '안전하지 않은' 역외 제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EUC의 아구스틴 레이나(Agustin Reyna)는 "수년 동안 세관 당국은 제한된 자원으로 불법 수입품에 대응하도록 요구받아 왔으며, 그사이 소액 소포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2유로의 취급수수료는 영구적인 조치다. 반면 150유로 미만 저가 소포에 부과되는 3유로 관세는 2028년 7월 1일까지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조치다. 2028년 7월 1일부터는 상품별로 정해진 일반 관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취급수수료가 역내 통관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례하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2년마다 수수료 금액을 재검토해야 한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중국·유럽 관계 연구센터 젠쥔보 주임은 중국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세관 비용'을 가장한 명백한 보호주의 조치"라며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 플랫폼들이 저가 물품 공급에서 지배적 위치"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EU 당국자의 발언은 이러한 비용 전가 경로를 숨길 뿐이다. 특히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최종적인 비용 부담자로 남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발 소포가 많은 이유는 가성비 제품을 찾는 EU 소비자들의 수요 때문이라며 "수수료로 이러한 수요를 누르는 것은 EU의 산업 경쟁력 문제 대응과 무관하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저소득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U는 26일(월요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불법 상품 판매를 더욱 적극적으로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EU가 지난 5월 테무에 2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EU 집행위원회는 테무가 EU의 디지털 규정을 위반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제출한 개선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EU는 테무가 위험한 유아용 장난감 등 불법 상품의 판매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테무는 개선계획을 통해 불법 상품 판매와 관련된 위험을 분석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불법 상품의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필요할 경우 불법 상품 판매를 차단하기 위한 대응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테무는 자사의 상품 추천 시스템이 불법 상품의 확산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EU의 디지털 규제 당국인 집행위원회는 테무가 이러한 내용을 개선계획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테무는 EU 집행위원회의 개선계획 승인을 환영했다. 테무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과정 전반에 걸쳐 EU 집행위원회가 우리와 건설적으로 협력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개선계획은 모든 EU 이용자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강력한 규정 준수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테무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