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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창] 고조되는 ‘이라크 리스크’

작성 2026.10.07 조회 168

[데스크의 창] 고조되는 ‘이라크 리스크’

 

지난 6월의 미국-이란 간 휴전 양해각서(MOU) 체결 직후만 해도 이라크 시장은 경제 수습 국면에 빠르게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와 미국이 9월 30일로 설정한 미군 등 다국적군의 최종 철수 및 친이란 무장단체의 무장해제 시한이 지나면서 현지의 지정학적 안보 리스크가 다시금 급격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단 패트리어트 포대 등 미군의 요격 시스템이 철수하면서 이라크 전역에 대공 방어망에 공백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자체 방공 능력이 취약한 북부 쿠르디스탄 자치지역(KRI)은 이란이 자국 내 소요 사태 배후나 이스라엘 첩보 거점으로 지목하면서 미사일과 드론 폭격을 가하는 일이 자주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친이란 무장단체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연루 의혹과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겹치면서 육상과 해상 화물의 운송료가 계속 올라 우리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당초 이라크 국영 석유마케팅사(SOMO)는 유조선 지정 등을 통해 원유 수출이 신속히 재개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해운선사들의 안보 우려 등으로 공급망의 완전한 정상화는 눈에 띄게 늦어졌습니다. 결국 지난 5월, 해상 원유 수출이 급감한 타격이 누적되면서 현지 일각에서 우려했던 공공부문 급여 미지급 사태가 현실화됐습니다. 

 

현재 이라크는 공무원 급여 지급이 수개월째 지연되면서 소비 시장과 실물 경제 전반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입니다. 여전히 새 내각의 주요 장관이 공석인 가운데 자금 부족 속 강도 높은 부패 척결 캠페인까지 진행되면서 국내 주요 프로젝트 진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황입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제3국으로의 달러 밀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라크 은행의 외환 전자송금 절차를 3중 검증 체계로 대폭 강화한 바 있습니다. 과거 환전소 등을 통해 허술하게 이루어지던 비정상적인 대외 송금 관행이 원천 차단됐으며 수취인이 제재 대상일 경우 송금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주목할 점은 과거의 단순한 달러 공급 차질 수준을 넘어 무장해제 시한과 연계된 미국의 달러 송금 전면 중단 경고 등 경제적 압박이 거세지며 시중의 실물 달러가 사실상 고갈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라크 현지 은행들은 그동안 수신·송금 수수료를 부과한 것에 더해 최근 들어서는 실물 달러 인출 시 3% 수준의 고율 수수료를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대사관 등 외국 공공기관에도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하청 대금이나 인건비 등 현금 결제가 필수인 실수요 기업은 물론 현지 진출 기관들의 자금 융통이 극도로 제한받아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라크 관세청은 외화 유출 방어와 비석유 부문 세수 확보를 위해 유엔의 전자통관시스템(ASYCUDA)을 국경 전역에 도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수입업체의 사전 신고와 상업송장이 정확히 일치해야 중앙은행의 대금 이체가 가능하며 상업송장에 운임과 보험료를 상품 가치와 별도로 분리 표기하지 않으면 관세 재평가는 물론 장기 송금 지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욱 유의할 사항은 이러한 금융·행정상의 혼란기를 틈탄 무역 사기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엄격해진 외환 규제를 핑계로 고의로 결제를 늦춰 물품을 편취하거나 이메일을 해킹해 두바이 등 제3국 가짜 계좌로 선수금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이 대표적입니다. 유령 기업이 위조된 정부 입찰공고를 내세워 제품 등록비 명목의 돈을 요구하고 가로채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신정부 출범 직후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을 엿보던 이전 상황과 달리 지금의 급변하는 안보 정세와 재정·금융 제도의 변화를 고려할 때 이라크 비즈니스는 수익성 판단 전에 미수금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기업은 수입업체의 진성 바이어 여부나 거래 은행의 제재 대상 포함 여부를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고 통관 및 수출 관련 서류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법과 현실 간의 괴리가 큰 현지 여건을 감안하고 혹시 모를 문제 발생에 대비해 빠른 수습과 해결 능력을 가진 바이어와 거래해야 하겠습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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