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온건파 日 前외무상 만나 다카이치 견제…"대만발언 시정"
'현직 日외무상 만남' 부인 때와 대조…'고노 담화' 주인공 치켜세우기도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시정을 재차 촉구하며 냉랭해진 중일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왕 부장은 28일 일본의 민간 중일 경제교류 기구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이와야 다케시 전 일본 외무상을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이 중국 외교부 발표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경색된 이후 왕 부장과 일본 정치인의 회담 사실을 중국 측이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이 일본 자민당 내 온건파 세력과 만남을 공개하며 중일 외교 강경 노선을 채택 중인 다카이치 정권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외교부장은 이와야 전 외무상과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두고 "(일본) 지도자의 대만 문제와 관련된 잘못된 발언을 조속히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일 관계에 대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야 전 외무상은 중일 관계를 중시하는 자민당 내 온건파로, 일장기를 훼손하면 처벌하는 '국기손괴죄' 법안이 중의원(하원)에서 강행 처리되자 기권표를 던지며 다카이치 정권의 보수색에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와야 전 외무상은 무역·경제 교류 창구 역할을 하는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 회장 자격으로 일본 기업 임원 등 약 50명을 이끌고 방중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이 단체의 전 회장은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낸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중의원(하원) 의장으로, 이와야 전 외무상은 그가 지난 6월 별세한 뒤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와야 전 외무상은 왕 부장과 회담에서 고노 전 의장이 병상에서조차 중일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유지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왕 부장은 고노 전 의장이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침략의 죄를 용기 있게 반성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왕 부장은 또 올해가 연합국이 일제의 전쟁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해 도쿄 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연 지 80주년 되는 해라고도 언급했다.
왕 부장은 "일본은 다시금 역사의 물음에 직면해 있다. 침략의 역사를 뒤엎으려 한다면 미래를 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지난 7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왕 부장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기자단에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는 이를 공식 부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