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내는 벼랑 끝 '한계기업' 5곳 중 1곳 육박
작년 말 19.1%…올해 1분기 말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46.3%
한은 "부실위험은 줄어…올해 한계기업 비중 하락할 듯"
"취약 업종 여신 모니터링·건전성 관리 강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전체 기업의 5분의 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행은 한계기업 증가에도 부실 위험이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올해는 경기 개선 영향으로 한계기업 비중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반도체 호황에도 전기·전자 한계기업 비중 확대
한은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19.1%로, 1년 전보다 2.0%포인트(p) 상승했다. 분석 대상인 비(非)금융법인 외감기업 2만9천468곳 중 5천632곳이 한계기업에 속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기업을 말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간 이어졌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46.3%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24년 18.0%에서 지난해 20.0%로, 대기업은 13.7%에서 15.5%로 각각 높아졌다. 한계 상태를 벗어나기도 쉽지 않았다.
작년 한계기업 중 3천749곳(66.6%)은 전년에도 한계기업이었다. 2024년 한계기업 중 정상 상태로 회복한 기업은 793곳(16.1%)에 그쳐, 기존 외감기업 중 새로 한계기업에 편입된 1천517곳에 못 미쳤다. 업종별로는 부동산(43.7%)과 숙박·음식(28.4%) 등 내수 업종의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부동산은 2024년 39.4%에서 작년 43.7%로 4.3%p 상승했고, 금속제품도 8.0%에서 11.6%로 높아졌다. 건설(11.7→12.1%), 석유화학(11.1→12.8%), 도소매(10.7→13.4%) 등에서도 한계기업 비중이 확대됐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도 전기·전자의 한계기업 비중이 15.4%에서 17.9%로 높아진 점이 눈에 띄었다.
◇ "올해 기업 수익성 개선…한계기업 비중 하락 예상"
금융기관이 외감기업에 제공한 여신 중 한계기업 대상 여신 비중은 2024년 15.6%에서 지난해 21.2%로 상승했다.기업규모별로 중소기업 비중이 19.2%에서 28.9%로 확대돼 대기업(14.0→18.2%)보다 더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권에서 상승 폭이 컸다. 은행권의 한계기업 여신 비중은 15.1%에서 18.4%로, 비은행권은 16.6%에서 27.0%로 각각 높아졌다.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체 금융기관 여신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38.2%에서 42.2%로 확대됐다. 석유화학 업종은 여신 기준 한계기업 비중이 14.0%에서 36.1%로 급등했다. 글로벌 공급 과잉 등 구조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여신을 보유한 주요 대기업이 한계기업에 편입된 영향이다.
한계기업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작년 말 기준 6.6%로, 비(非)한계기업(11.0%) 보다 낮았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도 77.2%로 100%를 밑돌았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기업은 취약 차주 비중이 확대되고, 변동금리 여신 비중도 올라간 데다 연체율도 높다"며 "취약 기업의 금리 상승 부담이 가계 부문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계기업 중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추정한 부실위험기업 비중은 2023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38.0%를 기록했다. 한계기업 여신 중 부실위험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26.1%로 2년째 낮아졌다. 한계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고 수익성 부진이 일부 완화된 결과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이자보상배율도 상승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에도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작년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차환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 취약 업종 여신 모니터링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실 위험이 높은 한계기업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