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경제난에 이란 인재유출 심화…중국으로 엑소더스
지난해 이란 유학생 12만명…"이란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1% 불과"

폭격으로 무너진 이란 테헤란 샤리프 공대 캠퍼스
이란 인재들이 전쟁과 경제난을 피해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 샤리프 공대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이란이주관측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유학을 떠난 이란인은 연간 12만명으로, 2010년대 말 6만명에서 두 배로 늘었다.
바흐람 살라바티 전 이란이주관측소장은 "유학생 가운데 이란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단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비자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며 이란 유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의대생 시마는 학비와 숙식은 물론, 매달 2천500위안(약 52만원)의 생활비까지 지원받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쟁,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국으로 이주했다"며 "매일 달러 환율을 확인하며 살고 싶지도 않았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이란 동부 케르만주 출신 영양사인 에르판도 "중국은 장학금 혜택이 좋고, 학비가 저렴하며, 절차도 더 빠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란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이틀 만에 학생 비자를 발급받았다거나, 어학 성적이 다소 부족해도 다른 경로로 중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등의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중국으로 이주한 마리암은 당국의 인터넷 검열 등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중국을 선택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 유학생들의 유학 문턱을 점점 더 높이는 추세다. 미 재무부는 최근 이란과 관련된 일부 학술 교류와 교육 서비스를 허용하는 제재 면제 조치인 '일반 허가 G'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이란에서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이 주관하는 영어 공인시험인 토플(TOEFL) 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됐으며, 미국 등 해외 대학원 진학에 널리 쓰이는 GRE 시험도 중단됐다. ETS는 이란 내 시험 재개 가능성에 대해 "현재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