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회피 단속 강화…무협 "수출기업 철저 대비해야"
원산지 허위신고·과세가격 축소·품목분류 오류 등 수입신고 검증 확대
무협 보고서 "수출기업, 사내 준법체계 강화... 구제절차 적극 활용해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율 관세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수입신고 검증 강화에 나서고 있어, 우리 수출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미 관세회피 대응 강화 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의 수입신고 검증과 관세회피 단속이 한층 엄격해지면서 위반 기업에 고액의 배상책임이 부과되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6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통관 집행 강화 행정명령(Strengthening Customs Enforcement)에 서명하면서 수입자 책임과 수입신고·증빙 요건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 같은 단속 강화 움직임은 고강도 관세조치 도입으로 원산지 허위신고·가격 저가신고·품목 오분류·제3국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늘어났다고 판단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기존에는 관세 추징, 벌금 등 관세국경보호청(CBP)의 행정제재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안에 따라 민사소송이나 형사기소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사소송의 경우 법무부는 허위청구법(FCA)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FCA 관세회피 사건 8건이 합의로 종결됐으며 합의금이 최대 수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이중 Perfectus Aluminum 사건(2026)은 합의금이 5억495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보고서는 경쟁사나 전·현직 임직원 등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의 제보가 관세회피 적발의 주요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내부고발자는 허위청구법(FCA)에 따라 정부를 대신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위반 기업에는 정부 손해액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배상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
최근 관세회피 사건에서 고발자가 정부가 회수하는 배상액의 15~30%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신고 유인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Ceratizit 사건(2025)에서는 총합의금 5440만 달러 중 약 18%에 해당하는 975만 달러가 내부고발자 보상금으로 지급됐다.
형사집행 측면에서도 '무역사기 대응 TF'에 법무부 형사국이 참여하면서 관세회피 관련 수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단순 관세법 위반 외에도 사기 및 통신사기, 공모, 허위진술, 밀수 등 다양한 혐의가 동시에 적용되어 해외 기업뿐 아니라 관련 임직원 개인도 수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
 ▲한국무역협회 제공 |
보고서는 2026년에도 관세집행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제재 대상도 기존 중국산 중심의 제재에서 중국 외 국가로 넓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원산지 허위신고나 품목 오분류뿐만 아니라 관세면제 적용, 이전가격 등 과세가격 산정 방식 전반도 점검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고서는 모든 관세 신고 오류가 민사소송이나 형사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과도한 우려보다는 침착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형사기소는 주로 허위 서류 제출, 제3국 환적을 통한 원산지 세탁 등 고의성이 인정되는 무역사기 행위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중국산 제품과 관련된 사건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가 있더라도 기업의 합리적인 주의의무 이행 여부와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 정도가 제재 수준을 결정하므로, 관련 혐의가 제기되더라도 성실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 이유진 수석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IEEPA 관세 환급에 따른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기존 관세조치의 실효성 확보에 나설 유인이 충분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품목분류·원산지·과세가격 등 주요 신고사항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오류를 발견하면 신속히 시정하는 등 사내 준법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조사 대상이 되더라도 소명자료 제출과 감경 요청 등 구제절차를 적극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