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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에티오피아 민족갈등, 국제문제 되나

작성 2020.11.20 조회 4,477
[세계는 지금] 에티오피아 민족갈등, 국제문제 되나
“민간인 피해 우려”… 무색해진 ‘노벨평화상’
기껏 종전한 이웃 에리트레아에도 불똥 튀어

최근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 티그라이 지방정부를 이끄는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이 TPLF로부터의 공격을 받았다며 11월 4일부터 군사 작전을 수행했고, TPLF가 이에 응전해 수백 명의 사상자와 수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그간 ‘화해와 평화’를 외치며 지난해 100번째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총리가 교전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내정 문제’라고 일축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기준에 대한 비판마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인종별로 구성된 10개 준자치 지방정부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본래 TPLF는 아비 총리가 이끄는 연립 여당의 일부로서 한때 주류 정계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에티오피아 최대 민족인 오모로족 출신의 아비 총리가 티그라이 지도자들을 부당하게 부패 혐의로 고위직에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연립 여당에서 이탈했다.

이후 TPLF는 아비 총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전국 선거를 연기했음에도 지난 9월 독자 선거를 강행했다. 아비 총리는 TPLF가 장악한 티그라이 지방정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원금을 삭감했다. 그리고 티그라이 지방정부 주역들의 체포와 무기고 비축분 파괴를 명령했다.

에티오피아 연방의회는 지난 11일 거브러미카엘을 비롯해 주요 인사 39명의 기소 면책 특권을 박탈했다. 연방 사법당국은 TPLF 정보원 150여 명을 수도 아디스아바바 등지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했다. 또 연방의회는 티그라이 지역에 임시 행정기구 설치를 승인했다. 이에 TPLF는 11일 외세의 개입을 막겠다면서 티그라이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거브러미카엘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우리를 칼로 예속시킬 수 없다고 깨달을 때까지 주민들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다만 TPLF군은 자신들이 전투를 시작했다는 연방정부의 주장을 일부 시인하고, 정부군 부대를 습격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이들은 정부의 북부군 사령부에 대한 공격은 자신들의 방위 차원에서 선제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브러미카엘이 공습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음에 따라 <로이터>는 그의 주장에 대한 사실판단을 보류했다. 현재 티그라이 지역은 통신과 교통이 모두 끊긴 채 고립된 상태이기에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아디스아바바=AP/뉴시스] 에티오피아 연방군과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간 무력충돌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11월 12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한 경기장에 마련된 헌혈센터에서 에티오피아 연방군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헌혈하는 모습.


●티그라이-오모로 민족갈등으로 번지나 = 에티오피아에는 80개 민족이 있고 8개 자치주가 있다. 티그라이족은 600만명 정도로 에티오피아 전체 인구 1억1000만명 중 6% 수준이다. 다민족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오모로족, 암하라족, 소말리족에 이어 4번째로 큰 민족 집단이다.

특히 민족 간 갈등은 에티오피아의 고질적 문제로, 이번 사태의 뇌관이기도 했다. 국제 엠네스티는 민족갈등으로 인한 유혈사태를 우려하며 지난 9일 마이카르다 마을에서 수백 명의 민간인이 처형되었고, 이들 대부분이 암하라 종족이었다고 밝혔다.

유엔의 학살방지 담당국은 전쟁 범죄와 제노사이드, 인도주의에 반한 각종 범죄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경계했다. 유엔난민기구와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은 이 지역의 수백만 명이 현재 식량과 연료 등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동이 난 채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연방정부와 TPLF 모두 국제사회의 협상 요구를 묵살하고 교전을 이어가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모양새다. 우리 외교부는 2020년 11월 12일부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전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 즉 ‘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하고 “최근 에티오피아 티그라이주 무력 충돌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조속한 긴장 완화 조치를 통해 에티오피아가 안정을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전에서 국경 넘어 확산 우려 = 이처럼 에티오피아 정부와 북부지역 티그라이 지역의 내전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14일에는 이웃 에리트레아의 수도에 로켓포탄들이 발사되며 전쟁이 국경을 넘어 확장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에리트레아의 수도 아스카라의 공항을 목표로 발사된 듯한 3발의 로켓포탄이 터졌다고 현지 외교관들이 전해왔다. 이는 티그라이 지방정부가 공습경보를 발동한 지 3시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거브러미카엘은 이날 이웃 에리트레아의 수도 아스마라로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고, “우리는 모든 합법적 군사적 목표로 더 많은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에서 발생한 전투가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도 13일 밤 곤다르 공항과 바히르 다르 공항 두 곳이 포격을 당했다며, 티그라이 지방정부군이 “무기고 속 최후의 장비까지 수리해서 재가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TPLF 측은 지난 11월 4일 에티오피아 북부에서 연방정부와 교전이 시작된 이후로 “연방정부의 요청에 따라 에리트레아가 자기들을 공격했다”며 비난 성명을 발표했었다. 이들은 티그라이TV를 통해 로켓포 공격을 “우리에 대한 공격을 멈출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지역 전문가들은 그동안 티그라이와 극심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에리트레아가 자칫 이번 에티오피아 내전에 말려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북쪽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을 홍해 너머로 마주한 에리트레아는 이탈리아와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에티오피아에 편입됐으나 독립전쟁을 통해 나라를 일군 지역이다.

에티오피아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해안지역이 모두 에리트레아에 있기에 에리트레아는 항구에 대한 권리를 두고 독립 후에도 에티오피아와 전쟁을 치러 왔다. 에티오피아 아비 총리는 지난해 에리트레아와의 분쟁을 종식해 평화협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나, 이번 티그라이 분쟁으로 인해 그 업적은 빛이 바랬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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