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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 ‘90일 휴전’… 중국의 속내와 대응은

작성 2025.05.19 조회 4,013

미중 관세전쟁 ‘90일 휴전’… 중국의 속내와 대응은 

 

미국의 145% 대중 관세와 중국의 125% 대미 관세로 맞붙은 세기의 미중 간 관세전쟁이 ‘90일 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양국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145%→30%, 중국이 대미 관세를 125%→10%로 각각 115% 인하하면서 90일 유예기간 동안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언급했지만, 사실 양국이 무엇을 주고받았는지 공개된 공동성명 내용만 보면 알 수 없다. 다만 알려진 내용만으로는 중국의 판정승으로 읽힌다. 미국 내 분위기도 제네바 휴전 합의는 미국의 사실상 완패이고, 중국의 완승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율 관세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 중국 경제를 흔들어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트럼프의 관세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협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중국 내 분위기는 트럼프 관세 공격의 한계가 입증된 것이며 강경한 맞대응과 투쟁, 단결로 만들어 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90일 휴전의 결과는 중국에게 대미 협상의 자신감과 함께 더욱 정교하고 촘촘한 대미전략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중국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의 속내와 대응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5월 첫째 주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 장면[미 무역대표부 X 계정 캡처/연합]


중국 대외통상 활동 확장 계기될 듯

 

첫째, 중국 대외통상 외교 활동의 범위와 깊이를 더 확장할 수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패러디한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MCGA, Make China Great Again)’ 글자가 쓰여 있는 모자 사진이 지난 4월 3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표지에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발 미중 관세전쟁이 역설적으로 중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트럼프가 쏘아올린 글로벌 관세폭탄으로 인해 남미, 중동 등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중국과의 무역관계를 더 구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도 최근 ‘미국 관세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MCGA)’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관세는 이제 시작 단계로 더욱 가중될수록 아시아 국가들은 점진적으로 중국에 대한 전략적 순위가 재조정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여기에는 미국의 구매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는 요인도 함께 작동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 구매파워가 떨어질수록 중국에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자료에 의하면, 세계 수입시장에서 미국의 비중이 지난 1991년 26%에서 2024년 3조 296억 달러로 13%까지 떨어지면서 미국의 관세파워 효과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반면, 중국 비중은 2024년 2조585억 달러로 약 11%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15개국 회원국 간 트럼프의 보호무역에 대항해 결속력을 다지며, 신규 회원국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며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가 중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보았지만, 다른 대체시장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미국 수출이 전년대비 21% 줄어든 반면 아세안 국가 수출은 21% 증가했다. 중국 수출경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무장관이 아닌 재무장관이 중국에 유리


둘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존재가 향후 미중 관세협상에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제네바 협상의 미국대표인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기 드문 온건파로 월가 CEO 출신이다. 헤지펀드 기업인 키스퀘어 그룹의 창업자로 1991년 조지 소로스 펀드에 합류하면서 재무장관으로 지명되기까지 월가에서 금융 및 투자업무를 한 인물이다. 

 

관세전쟁인데 상무부 장관이나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아닌 재무부 장관이 수석대표를 맡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월가와 중국정부와의 관계는 오랜 기간 깊고 두텁게 형성되어 왔다. 중국의 WTO 가입 때 월가가 나서 클린턴 행정부를 설득해서 가능했고,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일어나고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당시 왕치산 부주석과 류허 부총리의 만남과 중재자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월가였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베센트 장관의 등장은 중국에게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네바 협상에서 공개되지 않은 미중 양국간 공감대가 형성된 내용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네바 협상이 진행되기 전인 5월 9일 SNS를 통해 “중국이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하고, 개방하는 게 중국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관세전쟁 협상에서 중국의 시장개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을 의미하는 것일까?

 

베센트 장관이 협상 대표를 맡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속내는 대중국 무역적자를 중국의 자본 및 금융서비스시장 개방을 통해 금융 흑자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자본시장에 월가의 금융자본과 금융서비스가 들어가게 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월가 금융자본이 유입되면서 위안화 수요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 수출경쟁력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외교수단인 환율과 무역전쟁의 도구인 통화를 활용해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무력화하고, 자산버블을 만드는 제2의 플라자 합의인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 구상도 있을 것이다. 

 

무역전쟁 길어질수록 중국이 유리

 

미국의 속내를 중국이 모를 리 없다. 중국은 이미 2020년 1월 미중 간 1단계 무역협정 제4장 금융서비스 개방 약속에 따라 금융서비스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방해 오고 있다. 2018년 외국인 100% 독자은행 설립 허용, 2019년 QFII 및 RQFII 제도 통합과 진입자격 조건을 완화해 오고 있다. 또한, 2020년 4월부터 보험·증권·펀드·선물 분야의 외국인 지분 소유한도 철폐 등 개방의 폭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폭 넓고 자유로운 더욱 강도 높은 중국 금융서비스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특히, 정부가 전체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구조에서 시장 왜곡을 낳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비관세장벽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중국 파생 금융상품 시장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것은 미국의 생각일 뿐이다. 중국 금융서비스 시장의 지속적인 개방이 진행되겠지만 정부 주도의 중국자본계정의 관리와 통제시스템은 미국의 압박에도 결코 단시일 내 개방되기는 어렵다. 미중 간 무역전쟁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국수출 하락과 그에 따른 제조기업 파산, 실업률 증가의 경제 내상(內傷)이 있겠지만, 미국이 감내해야 할 내상이 더 크기 때문에 결국 중국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중 간 무역 공급망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 이 기사는 박승찬 용인대학교 교수가 한국무역신문에 기고한 글로서 필자와 한국무역신문사의 허락 없이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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