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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국경 갈등, ‘전쟁’으로 가진 않았지만…

작성 2025.06.25 조회 3,666

태국-캄보디아 국경 갈등, ‘전쟁’으로 가진 않았지만…

두 나라 서로 국경을 폐쇄... 취약한 캄보디아 경제 타격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들은 대체로 사이가 안 좋다. 태국과 캄보디아도 그렇다. 두 나라는 최근 새삼스럽게 국경 지역 분쟁으로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태국은 캄보디아로 가는 국경의 육로 출입을 전면 차단했고 캄보디아는 태국으로부터 연료와 식품 수입을 중단하고 양국 간 국경 검문소 두 곳을 영구 폐쇄했다.

 


패통탄 태국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갈등의 시작

 

두 나라의 갈등의 골은 역사에서 비롯됐다. 13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현재 태국 영토의 상당 부분은 크메르 제국의 땅이었다. 하지만 중국 쓰촨성 남부와 윈난성, 광둥성 지역에서 살던 남방계 사람들이 대거 남하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10세기쯤부터 남하한 이들의 이동은 ‘동남아판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대규모였다.

 

이들의 남하는 캄보디아의 전신인 크메르 제국의 몰락을 가져왔다.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로마를 멸망시킨 것에 비할 만하다. 처음 크메르 제국의 위세에 눌려 도시국가들을 만들었던 이주민들은 힘이 강해지면서 크메르 제국의 서쪽에 수코타이 왕국을, 북쪽에 란쌍 왕국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크메르 제국은 몰락하기 시작했고 태국의 아유타야 왕국은 크메르 제국을 멸망시켜 버렸다. 이후 캄보디아는 동남아 역사에서 주도권을 상실했고 약소국이 됐다.

 

두 나라 사이의 감정은 현대에 들어와서 다시 표출됐다. 두 나라의 국경 문제는 크게 양국의 국경선 상에 위치하는 프레아 비히어(Preah Vihear, 태국명: 카오 프라 비함/ Khao Phara Viham) 힌두교 사원의 귀속 문제와 그 주변 지역의 귀속 문제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판결에 따라 캄보디아에 귀속되는 것으로 종결됐다. 문제는 주변 지역의 귀속 문제다. 캄보디아는 ICJ가 해당 사원의 소유권을 인정한 만큼 주변 부지도 자국령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태국은 캄보디아의 사원 소유권을 인정하지만 약 4.6㎢에 달하는 주변 부지는 자국령이라고 맞서면서 다시 대립했다.

 

2011년 2월 이 사원의 주변에서 캄보디아와 태국은 다시 충돌해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두 달 후 또다시 교전을 벌여 18명이 사망했다. 캄보디아가 2011년 4월에 다시 태국을 제소했고 ICJ는 양국에 사원 각기 주변의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명령함으로써 갈등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다 지난 5월 28일 두 나라는 국경에서 소규모 교전을 벌였고 캄보디아군 병사 1명이 사망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오해로 발포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음을 강조했다. 양국 사령관의 통화로 약 10분간 지속된 교전은 휴전 명령으로 종료됐다. 

 

●‘삼촌 사건’의 전말

 

이 와중에 이른바 ‘삼촌 사건’이 발생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훈 센 전 캄보디아 총리는 6월 15일 전화 통화를 했다. 패통탄 총리가 최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두 나라 간 국경 분쟁 상황을 해결해 보기 위해 훈 센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문제는 이 통화에서 패통탄 총리가 훈센 총리를 ‘삼촌’이라 부르고, 캄보디아와의 국경을 지키는 자국 사령관을 비난한 것이 알려지면서 다시 시작됐다. 두 사람의 통화 녹음은 유출됐다. 이 녹음은 훈 센 전 총리가 무려 80명의 캄보디아 인사들에게 유출한 것으로 추후 확인됐다.

 

통화는 패통탄 총리의 “Can you hear me, uncle?(삼촌 들리나요?)”로 시작된다. 한 나라의 총리가 국경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대 나라의 정치 지도자를 삼촌으로 불렀으니, 태국에선 난리가 났다. 패통탄 총리의 아버지 탁신 전 총리와 훈 센 전 총리는 30년 넘게 막역하게 지내온 사이다. 패통탄 총리 입장에선 삼촌이라는 표현이 자연스웠을 것이다. 이후 통화 내내 삼촌이라는 표현은 수차례 등장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패통탄 총리가 자국군 사령관을 ‘반대편’이라고 지칭하며 비난한 것이다. 패통탄 총리는 이어진 통역 통화에서 “삼촌이 2군 사령관처럼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들은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해요.” “그가 하는 말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라는 발언을 했다.

 

여기서 ‘2군 사령관’은 캄보디아와 접한 국경 지역을 지키고 있는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으로, 지난달 말 두 나라 부대가 소규모 총격전을 벌인 직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한 인물이다.

 

이후 태국에선 연정 탈퇴에 이어 쿠데타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정국에 파장을 불러왔다. 궁지에 몰린 패통탄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고, 녹음 파일이 유출된 캄보디아 측에 강한 유감을 표하는 한편 앞으로 개인적인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2군 사령관을 직접 찾아가는 등 군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태국 연립정부 내 제2당인 품짜이타이당이 이를 계기로 연정에서 탈퇴했고, 야권은 총리 퇴진과 의회 조기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는 남은 연정 참여 정당의 이탈을 막고 개각을 준비 중이지만, 법적 위기에도 직면했다. 친군부 세력 등 보수 진영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상원은 헌법재판소와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에 총리 탄핵을 청원했다. NACC는 통화 유출 파문과 관련해 패통탄 총리의 윤리 위반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캄보디아 국경 차단

 

태국 군은 6월 23일 캄보디아와 육로로 연결되는 16개 국경 검문소를 봉쇄했다. 태국 군은 캄보디아에 의한 주권 위협과 온라인 사기 등 국경 지역 범죄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검문소에서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차량의 캄보디아 출입이 제한되고, 국경 무역과 상업 활동도 중단됐다.

 

패통탄 태국 총리는 학생, 환자, 생활필수품 구매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캄보디아 국경 출입을 통제한다고 전날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 내 사기 범죄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물품 수출 차단도 검토 중이며, 국제 사회와 함께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범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이펫 등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는 도박이 불법인 태국 국민들이 많이 찾는 카지노 단지가 있다. 캄보디아 국경 지역은 미얀마와 더불어 온라인 사기 조직 근거지로도 꼽힌다.

 

●캄보디아, 태국 연료 수입 중단 

 

캄보디아도 하루 전 태국으로부터 가스 등 연료 수입을 중단하고 양국 간 국경 검문소 두 곳을 영구 폐쇄했다. 6월 22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부터 모든 태국산 연료 수입을 중단한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그는 또 태국군이 지난 21일부터 일방적으로 태국 동부 부리람주 국경 검문소 한 곳의 통행을 중단함에 따라 맞은 편에 있는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의 2개 국경 검문소를 영구 폐쇄한다고 밝혔다. 훈 마네트 총리는 “캄보디아는 국경 검문소를 이용해야 하는 양국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주고자 한 적이 없다”면서도 “태국군이 이런 수법을 계속 사용해 캄보디아에 압력을 가한다면 캄보디아는 언제든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외교부는 전날 국민들에게 불필요하게 태국을 여행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양국 간 대립이 심해지면서 태국과의 교역 의존도가 큰 캄보디아 국경 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태국은 캄보디아의 3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었다. 캄보디아의 태국산 상품 수입액은 38억 달러(약 5조30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연료 수입액이 약 27%를 차지했다고 AFP는 전했다.

 

태국 매체 네이션은 6월 17일 캄보디아 정부가 태국산 과일·채소 수입을 금지하는 등 무역 통제를 강화하자 국경 지역의 캄보디아 주민들이 태국산 연료·생수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북서부 포이펫 지역에서는 생수 생산 시설이 부족해 생수 1병이 약 20밧(약 840원)에 팔리는 데 비해 태국 생수는 이보다 저렴하고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름값도 캄보디아가 태국보다 상당히 비싸서 캄보디아 주민들은 매일 태국으로 차를 몰고 가 200L 드럼통에 기름을 가득 채워 돌아오곤 한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휘발유는 태국보다 약 20%, 경유는 약 25% 비싸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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