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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되어가는 ‘꿈의 항로’… 북극항로가 뜬다

작성 2022.08.12 조회 12,134
현실이 되어가는 ‘꿈의 항로’… 북극항로가 뜬다
러시아, 45조 원 들여 2035년까지 인프라 구축·정기항로 개설 계획 발표
지구온난화로 해빙기 늘어나자 각국 관심… 주변국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


▲북극항로와 기존항로 비교 [자료=해양수산부]

지난해 3월 수에즈 운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하는 바람에 1주일 동안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했다. 사고 손실액이 시간당 4500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피해가 컸다.  이를 지켜보던 러시아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한 마디 했다. “북극항로(NSR·Northern Sea Route)로 오세요.”  수에즈운하 사고를 계기로 전략적 해상로의 다변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북극항로가 대체항로로 적합하다는 논리였다.

글로벌 해운업계로서는 솔깃한 얘기였지만, 북극항로는 현실적으로 쇄빙선 없이 컨테이너선의 운항이 가능하지 않고, 쇄빙선을 동원할 경우 비용이 더 들며, 기술과 경험의 부족으로 모험을 하기 어렵다 등의 이유로 실행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최근 북극항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북극항로 운항 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중순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이와 관련 “북극의 해빙이 새로운 지정학적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극권에 대한 선점권을 주장해온 러시아는, 북극항로 개발을 위해 2035년까지 총 2조 루블(약 45조 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5개 부문에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발표했다. 북극항로는 바야흐로 ‘꿈의 항로’에서 ‘현실 항로’로 바뀌고 있다. 동시에 청정 북극의 환경파괴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나토 정상회의의 우려처럼, 북극항로 및 자원 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북극항로가 뭐길래 =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통과해 아시아 대륙과 유럽을 잇는 항로로, 2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아시아(태평양)에서 북아메리카 대륙 북쪽을 지나 서쪽으로 유럽까지 가는 북서항로이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태평양)에서 유라시아 대륙(주로 시베리아) 북쪽을 지나 동쪽으로 베링 해협까지 가는 북동항로다. 

북극항로는 노르웨이 청년인 로알 아문센에 의해 1906년 북서항로가, 1920년 북동항로가 각각 처음 개척됐다.  최근 러시아가 개발하겠다는 북극항로는 이중 북동항로다. 이 항로가 주목받는 것은 짧은 수송시간과 저렴한(혹은 저렴할 것으로 기대되는) 비용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남방항로(수에즈운하 통과)를 이용할 경우 대략 2만2000Km를 운항해야 하는 반면, 북극항로는 1만5000Km로 연료비와 운송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항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30% 이상의 해운물류 경쟁력이 강화된다. 외신에 따르면 1998년 140만t에 불과하던 북극항로 운송량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3500만t정도까지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5월 중 1300만t이 북극항로로 운송됐다. 

혹한으로 바다가 두껍게 얼어 항해가 불가능한 1∼3월 초를 제외하고 실제 선박 운항이 가능한 약 2개월여 기간 만에 이런 운송량을 기록한 것은 작년을 상당히 웃도는 것이다.  다만 이 화물들은 컨테이너 화물이 아니라 원유·정유 제품, 액화천연가스(LNG)·가스 농축액,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발 가속화하는 러시아 = 러시아는 오래 전부터 북극항로를 포함한 북극권 개발에 눈독을 들여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여 년 전인 2011년에도 “북극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을 연결하는 가장 짧은 항로”라며 북극항로가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지금도 북극항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2035년까지 북극항로 수역 내 국제 화물 운송을 위한 러시아 컨테이너 사업자 설립, 12개 항구 터미널 건설 및 기존 2개 터미널 현대화, 쇄빙선 12척과 수색 구조선 46척 등 모두 153척의 선박 건조 등을 골자로 한 북극항로 개발 계획을 얼마 전 발표했다. 

나아가 북극항로 연안 항해 및 화물 운송 등을 늘리기 위해 1년에 최소 2차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극동 지역 항구를 오가는 정기항로도 개설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선박이 원활히 드나들게 하기 위한 준설작업도 포함된다.

해양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연합(EU)이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자, 러시아가 원유·천연가스 수출을 아시아·아프리카 등지로 확대하기 위해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북극항로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가 ‘천연자원의 땅’ 추코트카 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 지역을 북극항로의 해상 무역 관문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우리도 지분이 있다”는 나라들 = 둘레가 1만6000㎞에 달하는 북극권에는 미국(알래스카)과 러시아, 덴마크(그린란드 자치령),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등 8개국의 영토가 걸쳐 있다. 

이들 8개국은 1996년 오타와 선언을 계기로 북극권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 북극 주변 거주민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한 협의체인 북극이사회를 설립했다. 이들 외에 한국, 중국 등 13개국이 옵서버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북극권 개발에 나서고, 다른 나라들은 이를 견제하면서 개발 경쟁의 대열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영토가 직접 속하지 않은 중국마저 ‘근(近) 북극 국가’라며 2018년 이른바 ‘빙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오래 전부터 북극권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왔고 실제로 자국 영해를 선박이 통과한다는 이유로 해당 항로를 통제하면서 통행세도 받는다.  캐나다, 덴마크 등도 경쟁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018년 러시아에 대응해 북극권에 항공모함을 보냈고 지난해에는 미국과 영국의 군함이 러시아 해군기지 근처까지 진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노르웨이도 내년에 이곳에서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국도 관심이 높다 = 2013년 5월 한국은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자격을 취득한 직후 북극항로 상업운항을 테스트했다.  당시 북극항로가 열리면 한국이 유럽과 극동, 나아가서는 동남아권을 잇는 물류 허브기지로 부상한다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열린다고 해서 한국이 물류 허브기지로 부상한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다. 

2013년 우리나라와 함께 북극이사회 옵서버가 된 중국은 다롄항을 북극항로의 허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역시 성공적으로 북극항로 상업운항 시험을 마쳤다.  일본은 홋카이도의 토마코마이항을 북극항로 허브항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한·중·일 모두 북극항로 동북아 물류허브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화권이나 일본, 동남아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한국을 경유할 가능성은 높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선박들이 남방항로를 이용하면서 상하이나 카오슝항 또는 홍콩항을 경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 3월에는 인하대학교와 극지연구소, 대우조선해양이 인공위성을 활용한 극지 운항 공동연구를 위해 협력약정서를 체결하고 민간 차원의 북극항로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꿈의 항로’는 ‘현실’이 될까 = 북극항로는 급속히 열리고 있지만, 아직 상업항로로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해상 상품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은 정기항로로 운항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부족이다. 부정기선인 벌크선과 달리 정기선인 컨테이너선의 경우 기항지가 4~5군데가 돼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데 북극항로에는 기항할 만한 항만이 전혀 없다.  러시아가 최근 관련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또한 연중 운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는 운항이 어렵다. 쇄빙선을 투입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없다.  기온이 영하 20~30도까지 떨어질 경우 화물에도 제약이 있다. 

이밖에 선박의 안전운항, 구난, 정박을 위한 항만설비의 부족, 러시아 등 관련국의 통행 허가 등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항로는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발표대로 2035년까지 관련 인프라 구축을 마치면 관련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된다.  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어 컨테이너선 운항이 가능한 해빙기도 길어지고, 쇄빙시설을 갖출 컨테이너선도 개발되고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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