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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힘: AI와 바이오빅데이터 시대, 융합 교육이 답이다

작성 2025.09.01 조회 69

데이터의 힘: AI와 바이오빅데이터 시대, 융합 교육이 답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시장이 향후 10년 내 5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연평균 성장률(CAGR)이 40%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AI와 바이오 기술의 융합은 더 이상 미래의 가능성이 아닌 수치로 증명되는 현재의 현실이다.

 

다수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헬스케어 AI 시장이 향후 10년간 약 30%에서 45%에 이르는 경이적인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분야는 이미 새로운 산업 지형을 그리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와 AI 영상 진단 시장 역시 전례 없는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장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여명기에 비견될 만한 '바이오 경제 슈퍼사이클'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자본 투자와 기술 개발은 필수 조건이지만 국가 리더십을 결정할 최종 변수는 인적 자본, 즉 '인재' 확보 속도와 질이 될 것이다.

 

AI와 바이오 기술이 만나는 거대한 변곡점에서 두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AI-바이오 융합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전략이다.

 

단순히 컴퓨터만 잘하거나 생물학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두 세계를 연결해줄 수 있는 인재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 전공자에게는 유전자와 단백질 같은 기초 생명과학과 임상연구의 기본을 가르치고, 바이오 전공자에게는 데이터 분석과 AI, 클라우드 활용법을 교육해야 한다. 아울러 모든 학생들이 윤리, 개인정보 보호, 표준 데이터 체계와 같은 공통 과목을 배우며 책임 있는 연구 역량을 쌓아야 한다.

 

교육은 실제 데이터를 활용할 때 효과적이다. 미국의 NIH는 '올 오프 어스(All of Us)'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수백만명의 유전체와 진료 기록을 연구자에게 개방해 누구나 데이터 기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UK Biobank는 50만명 규모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해 대규모 분석과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유럽은 EHDEN과 DARWIN EU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같은 분석 스크립트로 결과를 공유하는 페더레이티드 연구 방식을 정착시켰다. 인도는 GenomeIndia 프로젝트와 ABDM을 통해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와 전국민 디지털헬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사례는 교육 현장에서 교재가 아닌 살아있는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다.

 

연구자들도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를 국제 표준인 OMOP과 FHIR 체계로 정리하고 메타데이터를 함께 기록해 협력 연구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둘째, 코드와 분석 노트북, 실행 환경을 공개해 재현성과 오픈사이언스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All of Us나 UK Biobank 같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직접 워크플로를 자동화하며 데이터를 다루는 실습을 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는 각 기관이 보관하면서도 공통 스크립트로 결과를 공유하는 페더레이티드 분석을 정착시켜야 한다. 다섯째, IT 연구자와 바이오 연구자가 서로의 연구실에 파견되어 6개월씩 훈련을 받는 교차훈련이 필요하고, 병원이나 기업과 함께 실제 증거를 만들 수 있는 리빙랩 형태의 프로젝트를 늘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픈 타겟' 같은 협력 플랫폼을 활용해 여러 증거를 함께 비교하고 표적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개방형 연구가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투자와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연 1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가정할 때 교육·인재 양성에 30%, 데이터 표준화에 20%, 클라우드 인프라에 15%, 병원·대학·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실증 리빙랩에 25%, 윤리·보안에 5%, 국제협력에 5%를 배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를 통해 대학에서는 융합 커리큘럼을 정착시키고, 연구기관에는 데이터 표준화 컨설팅을 지원하며, 연구자들에게는 보안 인증된 클라우드 환경과 공동 분석 스크립트 저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또 병원과 기업의 데이터 표준 전환을 위한 바우처 제도와 연구용 클라우드 크레딧 지원을 도입하면 효과적이다.

 

해외 주요 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공동 연구와 교육을 정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AI와 바이오빅데이터가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다. 이 거대한 기회의 창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으며, 그 성패는 결국 '사람'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생물학적 통찰력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겸비한 융합 전문가인 '바이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양성하느냐가 국가의 미래를 가를 것이다.

 

정부의 과감한 정책 설계, 학계의 혁신적인 교육 실험, 산업계의 실용적인 인재 육성 노력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개인의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정밀의료가 보편화되고,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되며, 더욱 효율적이고 예측 가능한 의료 시스템이 구축되는 미래는 바로 이 새로운 인재들의 손에 달려있다.

 

20세기의 고속도로와 전력망, 20세기 후반의 반도체 산업이 국가 성장의 대동맥 역할을 했듯 21세기 바이오 경제 시대에는 잘 훈련된 AI-바이오 융합 인재 파이프라인이 바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사회간접자본이자 핵심 경쟁력이다. 융합 교육에 대한 꾸준하고 전략적인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투자다.

 

박준형 쓰리빅스 대표·부산대 의대 겸임교수

 

[전자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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