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22년 약 80억 명에서 2050년 97억 명으로 1.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며, 농지 면적은 2001년을 기점으로 감소추세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수급의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2023년에만 총 16건의 수출제한·금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사우디,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는 식량안보를 국정과제로 설정하여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식량안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 32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이다.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농가 인구와 경지면적, 농촌의 고령화와 OECD 최하위권인 낮은 식량자급율은 미래 전망이 아닌,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실이다.
스마트팜은 기후의 영향을 덜 받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농업의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된다. 특히 우리나라 농업구조는 소규모 영세 농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여, 우리나라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스마트팜 도입이 시급하다.
우리 정부는 스마트팜 사업 육성을 위해 혁신밸리 조성, R&D 투자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중이며, 특히 최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영농의 첨단화, 규모화, 기업화를 위해 몇 차례 스마트팜 도입 시도가 있었으나 외환위기, 농민단체 반대 등의 어려움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다 2013년 ‘농식품 ICT 융복합 확산대책’을 기점으로 스마트팜 사업은 점차 확대되었고, 현재는 국정과제로 제시되는 등 정부 중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스마트팜 육성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시설원예농가의 스마트팜 도입률은 1.5%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 스마트팜 업체 90개사 실태조사 결과, 스마트팜 업체 대다수가 업력이 길지 않은 중소기업·스타트업인 점, 사업 애로사항으로 자본부족을 1순위로 응답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스마트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한편, 네덜란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스마트팜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온실 스마트팜 선도국이자 농수출 강국인 네덜란드는 농가 중심의 규모화·전문화·첨단화 추진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수직농장 강국인 일본은 일반 기업의 스마트팜 사업 참여 촉진을 위해 농지법 등 제도를 정비하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규모 세계 1위인 미국은 활발한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 단위 사례를 살펴보면, 2022~2023년 스마트팜 선두주자를 포함하여 일부 글로벌 스마트팜 기업들이 파산신청을 하는 등 경영악화 사례가 발생하였는데, 이는 대부분 고금리로 인한 투자금 감소와 러-우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역대 최대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성공 사례 역시 존재하였는데, 공통적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 시설의 규모화, 재배기술 고도화·자동화 등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국내외 스마트팜 산업 육성 정책과 주요 기업 사례 및 스마트팜 기업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기업 유치 활성화를 통한 스마트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높은 초기 비용 상쇄를 위해 대규모 자본 운용이 가능한 기업의 참여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농지법 등 정책 방향 정비와 해당 정책들이 내실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농민단체 등 사업 이해당사자와의 적극적인 갈등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농가 중심의 스마트팜 산업 확산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농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ICT에 집중한 스마트팜 기술개발만으로는 갑작스러운 작물 이상에 대한 대응 등 한계점이 존재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농가와 협동조합 중심으로 농업 경쟁력을 제고하였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하여 농협은 조합원들과 적극 소통하여 스마트농업 지원센터 등 관련 사업 활성화, 해외 유수 스마트팜 기업 인수와 같은 외연확장, 농민 펀드를 활성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개발 및 인재양성을 통한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광환경, 단열, 공조 등 스마트팜 관련 기술 발전은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정부는 관련 R&D 지원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마트팜은 높은 에너지 사용량 등으로 인해 그린워싱 논란이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친환경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한편, 스마트팜 인력수요 대응을 위해 관련 인력 확보 및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팜 교육 과정의 신설·확대·지원을 통해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네덜란드식 농업 교육 모델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스마트팜 기업의 98.9%가 스마트팜 산업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정도로 스마트팜 산업은 유망하다. 다만 스마트팜 산업 자체가 아직 신산업이다 보니 신생 영세 업체가 많은 편인 반면, 대규모 기업의 진입은 제한적이며 농가의 스마트팜 도입률도 높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국내 스마트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스마트팜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스마트팜 산업의 수출 활성화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