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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리포트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과 중국의 대응

작성 2023.08.23 조회 6,567
  • 저자
    한아름 연구원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과 중국의 대응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칭링(淸零, 제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 사태는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고, 주요국의 위기의식은 군사·외교적 용어인 안보를 경제와 산업에까지 확장해 대중국 의존 축소에 나서도록 했다.

주요국의 공급망 정책은 크게 ▲전략산업 공급망 내재화 ▲자국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 제한 ▲노동·환경 이슈화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 미국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친환경 제조시설을 유치하는 한편, 지원 수혜기업이 중국과 협력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한다. EU는 경제적 실익을 고려해 중국을 직접 자극하기보다는 ‘디리스킹 (de-risking)’을 명분으로 대중국 수입 의존도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과 호주는 미국의 대중 견제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각각 반도체, 핵심광물 산업 부흥을 위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대외 변수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쌍순환 정책’ 하에 자국 내 독자적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에 주력하며, 특히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경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외자기업에 대해 중국 증시 상장, 정부조달 시장 참여, 토지사용 혜택 등 투자지원책도 내놓고 있다. 중국산 원자재·소재·부품에 대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회사·합작사 설립 등의 방식으로 미국 시장 우회진출을 시도하는 중국 기업도 늘고 있다.

둘째, 첨단기술은 국가 경쟁력, 군사적 역량과도 직결되는 만큼 미국은 자국의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봉쇄하고자 한다. 미국은 수출통제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대해 중국의 첨단반도체 생산능력 자체를 무력화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역외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우회수출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공급망 주요 참여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의 동참도 끌어냈다.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반도체 장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중국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은 네덜란드와 일본을 향한 견제와 회유 전략이 결과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반격 태세로 전환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한 구매금지 조치에 이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광물인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로 맞대응하고 있다. 반도체 국산화에 전(全)국가적 역량과 자원을 투입하고는 있으나 첨단반도체 기술 추격은 당분간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미국, EU 주도의 노동·환경 통상 정책에도 중국 견제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노동 관행을 근절하겠다며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문제를 겨냥하고 있고, EU도 유사법안 도입을 앞두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을 내세워 중국과 같이 환경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되는 탄소집약 상품의 국내 유입을 제한하고 중국의 과잉설비·과잉생산 문제에 대응하고자 한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관련 제재에 대해서는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강제노동 관련 기업 실사행위를 반간첩법에 의거 ‘간첩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환경 의제에 대해서는 중국도 탄소중립화 노력이 불가피함을 인식하고 ‘쌍탄소’ 정책을 강화해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에너지 공급망 취약성으로 단기간 내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견제 목적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첨단기술을 대상으로 투자제한, 수출통제 조치 강화 등 추가 제재를 추진 중이다.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보복조치를 예고하고 있으며, 공급망 지배력을 강화하고 무기화함으로써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미국, EU 등의 대중국 견제 목적의 공급망 재편 정책이 야기할 부정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자사 공급망 전반에 걸쳐 노동·환경 리스크 관리, 관련 데이터의 체계적 구축 등의 대응에 나서야 한다. IRA 상의 해외우려기관(Foreign Entity of Concern, FEOC)과 같은 미해결 쟁점에 대해서도 민관이 함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국의 경제 강압 조치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분야를 점검하고 다른 국가와의 공조에 나설 필요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핵심광물 및 소재·부품의 대중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당 품목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내 공급망을 확충해 경제 보복에 따른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

일각에서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론을 제기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경제성장 동력 약화 등의 내부 리스크로 중국 경제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중국은 단일 최대 시장이자 제조 기지로서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세계 시장을 중국과 비(非)중국으로 분리하기 시작했다. 시장과 공급망을 이원화하는 전략은 곧 비용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모든 기업의 선택지일 수는 없다. 그러나 공급망 재편이 장기화되고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분리’ 옵션을 검토하는 기업의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공급망 주도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초격차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원천 기술 투자와 R&D 세액공제, 보조금 등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제3국과 기술·공급망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붙임의 원문 보고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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