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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다국적기업의 수입관세 이전가격에 대한 과세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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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4 228

[기고]다국적기업의 수입관세 이전가격에 대한 과세심사

관세청에서는 일반적으로 5년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수출입기업을 대상으로 관세심사를 수행한다. 관세심사는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등 수출입 관련 법규에 대해 해당 기업의 준수 여부를 분야별로 심사하는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경우 관세심사 시 쟁점이 되는 주요 분야는 수입품에 대한 이전가격(TP: Transfer Price)이다. 이는 수입신고가격의 적정 여부를 심사하는 것인데 정확히 말하면 수출자와 수입자 간의 특수관계가 수입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다.

이전가격의 논란은 관세뿐만 아니라 국세(법인세) 측면에서도 발생한다. 문제는 관세와 국세는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근거 규정도 다르기에 어느 한쪽의 기준만으로 이전가격을 관리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과세당국에서는 이를 조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무적으로 다국적기업이 구제받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 세무조사 시 이전가격 문제가 없었다?

많은 다국적기업에서는 과거 관세청 심사 시 이전가격에 대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심사 때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답은 “No”다. 과거와 현재 상황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즉, 거래관계의 변동, 신규제품의 발생, 손익자료 및 시황 변동에 따라 이전가격은 언제든지 논란이 될 수 있다.

과거 세관심사 시 이전가격 분야보다 다른 분야가 큰 쟁점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 이전가격 이슈가 제기되지 않았다고 해서 자사의 이전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실책이다. 그리고 당연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이전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관세 측면의 이전가격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세 측면에서 이전가격의 가장 큰 핵심은 특수관계가 영향을 미쳐 저가 또는 고가로 수입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수입품의 가격은 관세의 과세가격이기 때문에 저가로 수입되면 그만큼 관세가 줄어든다.

관세청에서는 다국적기업의 재무제표, 외환거래 실적, 다양한 기업보고서 등을 사전 분석해 세원잠식 여부를 검토한다. 그러나 대부분 다국적기업의 이전가격은 본사에서 결정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에 관세청에서 당해 이전가격에 대해 의심하고 관련 자료를 요구할 때 본사로부터 자료를 받는 것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심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관세율이 0%인 품목에 대해 고가 수입신고가 가능할까?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FTA 협정이 확대되고 있어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없어지는 추세다. 이에 관세율이 0%인 물품의 경우는 다국적기업 입장에서 굳이 저가로 수입신고를 할 이유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관세청 심사를 대비해 부가세 매입세액 불공제 및 가산세 발생 등 저가 신고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임의로 고가 수입신고를 해서도 안 된다.

고가신고를 한 만큼 국내 외화가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고, 영업이익률이 낮아져서 법인세가 왜곡될 수도 있다. 관세법에서는 저가 신고로 인한 관세 부족을 심사하기도 하지만 임의로 수입가격을 조작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지도 관세법상 가격 조작죄로 심사한다. 그렇기에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전가격을 관리하는 것은 관련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다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ACVA 제도를 활용하기에 앞서 고려할 사항

관세청 심사에서 이전가격의 적정성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이에 따라 최근에 관세 과세가격 결정방법 사전심사(ACVA : Advance Customs Valuation Arrangement)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ACVA제도의 취지는 납세자에게 경영안정성과 조세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과세당국은 안정적 세수확보 및 조세마찰을 방지하는 것이다. 미리 관세청에 사전심사를 받아 특수관계가 가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고 적정한 수입가격 결정방법에 대해 확인받아 이전가격이 인정받지 못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ACVA제도를 활용하기에 앞서 내부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국기업 입장에서는 이전가격 그대로를 인정받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이겠지만 이를 소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본사로부터 충분한 자료를 받아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관세법상 뒷순위로 적용되는 과세가격 결정방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

동종동질 물품 및 유사품 가격을 적용할 수 있는지, 혹은 국내판매가격을 기초로 역산할 때 현실적으로 관련 정보들을 받아 산정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워 놓아야 할 것이다. 물론 ACVA를 신청하여 최종결정한 가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철회를 할 수 있겠지만, 이는 1년이라는 심사 기간을 고려해 볼 때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ACVA를 통해 결정되는 과세가격 결정방법으로 인해 과거 수입신고 건에 대한 수정(보정)신고, 향후 수입 건에 대한 잠정/확정 신고, 수입통관 시 가격 표기 방법 등 실무적인 부분도 반드시 함께 검토돼야 한다. 그리고 ACVA 결정은 3년 동안 유효하며 매년 연례보고를 해야 하므로 사후관리 업무에 대한 부분도 반드시 고려하여 진행해야 할 것이다.

ACVA가 다국적기업의 이전가격 이슈를 제거하는 최선의 해답은 아니다. 다국적기업의 상황이 각기 다르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입 이전가격을 관리하는 업무 담당자의 인식변화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과세당국은 다국적기업의 수입가격이 책정되는 과정에서 본·지사 간의 특수관계가 많은 경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국적기업의 업무 담당자는 자사의 수입가격이 단순히 저가인지 아닌지로 이분법적 결론을 내리면 안 되는 것이다.

이는 회사의 재경부서와 SCM부서, 통관부서가 함께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이전가격 이슈가 리스크로 변할 수도 있음을 본사에 미리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수입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을 프로세스화해 사전에 관세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를 확인하는 내부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