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EU 친환경 산업에 대한 보조금 간소화 및 세제 혜택을 추진할 계획을 표명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담당 부집행위원장은 최근 열린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에서 “EU가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한 가운데 세제 혜택을 포함한 차별적 보조금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U를 포함한 여러 국가가 IRA와 유사한 법률을 도입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광범위한 분열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보조금을 통한 친환경 기술 개발은 원활히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 및 공정한 경쟁환경을 훼손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도 “IRA 대응 보조금 제도 개편은 외과수술처럼 정밀함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네덜란드가 보조금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장기 계획을 통해 EU 예산,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등 모든 회원국이 사용할 수 있는 거액의 기금이 이미 존재한다”고 밝혀 친환경 산업 지원을 위한 새로운 기금 창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EU 경쟁 및 단일시장 담당 집행위원을 역임한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전 총리도 EU가 수차례에 걸친 보조금 규제 완화를 단행한 점을 지적하면서 “계속적인 보조금 규제 완화는 궁극적으로 EU 단일 시장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의 주요 임무는 EU 단일 시장의 완결성 수호”라면서 현 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의 보조금 규제 완화 행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