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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뒤흔드는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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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4 1,122

글로벌 공급망 뒤흔드는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6월 21일 발효… 의류·신발 등 소비재 넘어 태양광·배터리 산업에도 큰 영향


▲6월 21일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중국의 강제노동 규제를 넘어서 여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은 신장 우르무치 도심. 

6월 21일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중국의 강제노동 규제를 넘어서 여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이미 중국 신장지구엔 면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고 중국에 진출한 의류업체들은 ‘탈중국’을 고심하고 있다.  신장지역이나 위구르인 노동자와 관련이 깊은 중국의 태양광 패널 원료인 폴리실리콘, 리튬 이온 배터리도 태풍 영향권 내에 들었다. ㅍ한국기업들도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도 나왔다.

●중국 겨냥한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은 조 비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3일 서명한 뒤 180일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올 6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되거나 이 법에 의해 식별된 특정 단체가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게 골자다. 

또 강제노동 관련 외국인에 대해서도 제재를 부과한다는 조항도 있다. 여기서 강제노동은 이 법 제7조 규정의 정의에 따라, 처벌의 위협 하에 비자발적으로 제공되는 모든 노동 및 용역을 의미(재소자 노동, 계약노동 및 아동노동 포함)한다. 이 법은 신장산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완성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상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신장산 원료를 쓰되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위구르족을 고용한 여타 지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의류·신발 등 소비재 넘어 태양광·배터리 산업에도 큰 영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서명을 끝내자마자 이 법은 곧바로 중국 면화산업을 강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신장지역에 면화 재고가 330만t 이상 쌓여 있으며 이는 평년 재고량보다 100만t 이상 많은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신장 지역 한 방적공장 주인은 에 “신장 면화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면화였으나 이제는 가장 싼 면화가 됐고 그럼에도 여전히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면화 1t을 팔 때마다 2000위안(약 38만 원)씩 손해를 본다”며 “해외시장을 노리는 고객들은 이제 더 이상 신장 면화를 사용할 엄두를 내지 않기에 구매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장지역 면화업자들이 직접 수출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 대부분 중국 내에서 소비된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기업을 포함한 중국 내 의류, 섬유업체들이 신장 면화를 구매해 가공, 수출해 왔기 때문에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상품도 수입금지 대상으로 삼는다는 해당 법의 저촉을 받게 됐다. 

이제 미국과 계속 거래하려는 의류 수출업체들은 다른 지역 면화를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후 수입 면화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윤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베이징의 면화 컨설팅 회사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는 “일부 중국 회사들은 주문이 30% 줄어들었다.  일부 미국 주요 의류 브랜드는 더 이상 중국에 발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무역 중개업자 타오징저우 씨는 “해당 법은 이론적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에만 적용되지만 해외 의류 브랜드 모두가 미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해당 법의 확대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으로 중국 내 의류 수출업체들이 면화를 해외에서 조달하게 되면 이윤이 줄어들어 많은 의류업체가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스케쳐스라는 미국의 신발업체는 신장에서 생산한 신발을 미국 세관에 압류 당했다. 

세관의 압류 이유는 스케쳐스의 협력기업인 둥관오아시스제화가 위구르족을 강제 노동에 동원하는 기업이라는 의혹 때문으로 전해졌다.  둥관오아시스제화는 2013년부터 신장 출신 위구르족 1000여 명을 고용해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케쳐스는 지난해에도 강제 노동으로 이득을 취한 혐의로 프랑스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 법의 영향력은 의류나 신발 같은 소비재를 넘어 태양광이나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는 중국 리튬 이온 배터리 산업과 관련된 현지 기업 상당수가 신장웨이우얼 지역에서 원재료를 생산하거나 위구르족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의 75%가량을 생산한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은 50~100% 중국에서 가공된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데이지 제닝스-그레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어떤 전기차 배터리를 보든 거기에는 중국이 일부 관여해 있다”고 말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중국 내 기업은 물론 중국에서 배터리를 받거나 재료를 조달하는 글로벌 기업 상당수도 미국 수출에 난관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중국 내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신장 유색금속공업집단(新疆有色金屬工業集團)은 자국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미국과 독일, 영국, 일본, 한국, 인도 등지에 제품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인 니켈 양극재와 아연, 베릴륨, 코발트, 바나듐, 납, 구리, 금, 백금, 팔라듐 등 다양한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2017~2020년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644명을 고용한 이력이 있다. 

는 코발트와 리튬, 알루미늄 등을 생산하는 지진(紫金)광업집단과 신장 TBEA 그룹 등 다른 중국 금속·채광 기업도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노동자를 수급했다고 지적했다.  는 의류, 식료품, 태양광 업계가 위구르족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취급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황을 거론하면서 “차세대 기술에 필요한 원재료와 신장 지역의 깊은 연관성을 고려할 때 세계 배터리 산업도 혼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도 제재 가능성에 주의해야 =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발효되면서 우리 기업도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간한 ‘미국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자료에서 “우리 기업도 해당 법 규정에 의해 통상 제재 대상에 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KIEP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소재한 기업은 물론, 중국의 강제노동 관련 프로그램에 연루된 특정 업체로부터 소재를 조달받는 기업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현지 진출 기업을 포함해 대미 수출에 관련된 우리 기업은 공급망 실사와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 강화를 통해 강제노동 관련 통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특히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이 집행 우선순위 품목으로 지목한 면화·토마토·폴리실리콘을 주요 소재로 조달하는 반도체·태양광 기업의 경우 더욱 철저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반발과 통상전쟁 격화 = 미국이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을 발효한 데 대해 중국이 ‘전형적인 경제 협박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 법 발효일인 6월 2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의 방법은 전형적인 경제 협박 행위이자 중미 양국 기업과 소비자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면서 “세계 산업 사슬의 공급망 안정에 해롭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대변인은 또 “신장 면화 재배는 대부분 지역에서 기계화 수준이 98%를 넘어섰다”면서 “신장에 강제노동이 존재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논평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을 위해 예행 연습으로 악법(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을 시행했다”면서 “글로벌 제조사와 다국적 기업들은 이 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과 혼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법률 시행에 대해 “강렬하게 규탄하고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은 힘있는 조치로 중국 기업과 국민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실상과 정반대인 신장 강제 노동을 거론하며 관련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것은 전 세계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해치는 일이자 중국을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한 뒤 “시대 조류에 역행하는 미국 측 행동은 실패로 종언을 고하게 돼 있다”고 부연했다. KIEP는 “미국은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을 새로운 대중 통상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강제노동 규제를 둘러싼 미·중 간 통상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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