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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브라질, 신종코로나에도 중국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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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337

[세계는 지금] 브라질, 신종코로나에도 중국에 ‘러브콜’
중국 겨냥 인프라 사업 대외개방, 대중국 농산물 수출 감소도 고민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피세가 번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계속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중국에 무역과 투자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대브라질 투자 ‘큰손’ = 최근 브라질 정부는 공공인프라 사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도로·철도·공항 등 인프라 확충 사업과 정부조달 사업에 참여할 때 자국 내에 의무적으로 자회사를 설립하도록 한 규정을 철폐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브라질 경제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인프라 분야 사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참여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부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외국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며 관련 법령이 3월 안에 마련돼 의회 승인을 거쳐 5월 중에는 발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정부 경제 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앞두고 올해 인프라 분야에 대한 외국자본 투자 유치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러한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브라질 외국인직접투자(FDI) 시장의 큰손 중 하나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2∼3년간 답보 상태를 보이던 중국의 투자가 올해부터 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은 올해 브라질에 70억 달러(약 8조3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투자 대상은 철도·도로 등 인프라 사업과 민영화 대상인 공기업 인수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2017년 브라질에 90억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세계 최대 전력회사인 중국국가전망공사(中國國家電網公司·SGCC)가 브라질 최대 민영 전력회사 CPFL 에네르지아를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가 벌어지고 2018년 대선을 통해 극우 보우소나루 정부가 출범하는 등 정치적 요인으로 지난해엔 투자 규모가 3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70억 달러 투자가 이뤄지면 중국의 대대적인 투자 공세가 3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중국의 대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브라질과 같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 들어 GDP 대비 공공부채가 75% 이상 뛰어오르며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한 바 있다.

재정난을 겪는 브라질 정부는 공공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카니발을 앞둔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최근 깨끗한 식수 확보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재정난을 겪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는 수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시위대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지난 1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상하수도회사 세다이(Cedae)의 민영화를 반대하고 깨끗한 물 공급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최근 오수가 수도에 유입되며 큰 불편을 겪었다며 민영화로 인한 수도요금 상승과 고용 문제를 우려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농산물 수출도 중국 의존도 높아 = 브라질은 투자뿐만이 아니라 무역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면서 브라질이 대체 수입처로 떠올라 수혜를 입은 바 있다.

미중 관세 압박이 최대에 달했던 작년에는 브라질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옥수수 수출국이 되기도 했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과 미국의 옥수수 수출량은 각각 4270만t과 4130만t을 기록했다. 미국 다음으로는 아르헨티나가 3620만t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브라질의 세계 1위 수출 품목은 커피·대두·소고기·닭고기·설탕·오렌지주스에 이어 옥수수까지 7개로 늘었다. 브라질은 2013년에도 옥수수 수출 1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중서부 지역의 가뭄 때문에 옥수수 생산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한, 브라질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은 올해 대두 생산량을 브라질 1억2077만t, 미국 9600만t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브라질의 전체 수출 가운데 농산물 비중은 43.2%, 농산물 수출액은 968억 달러(약 114조60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농산물 수확량은 2억4150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대치는 2017년의 2억3840만t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중 무역합의와 함께 중국의 대미 농산물 수입이 회복되면서 브라질 등 대체 수입처들의 수출 증가세가 거꾸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미중분쟁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도 농산물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최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농산물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브라질이 미국과 함께 2월 4∼6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개최한 중동 문제 국제회의가 이란 고립을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이란 무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매체는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정부가 브라질-이란 관계 악화 가능성을 예상하고 이란과 무역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브라질의 대이란 수출금액은 22억 달러에 달했다. 수입은 1억1600만 달러에 그쳐 2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옥수수는 이란의 전체 수입물량에서 브라질산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브라질 농업계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미 및 친이스라엘 노선에 이어 실무그룹 회의가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이란과의 무역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계 또한 중동 국가들과 무역을 하는 브라질 기업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정부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천도를 인정하고 대사관과 무역사무소를 이전한 바 있으며,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이스라엘의 편을 드는 등 친이스라엘 노선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도 이스라엘 문제를 비롯해 여러 현안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에 치명적인 중국과의 무역·투자 문제에서만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