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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 러시아 시장 진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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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257

전문가에게 듣는 러시아 시장 진출 전략

러시아가 한국의 수출 유망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1억4700만 명의 인구와 증가하는 중산층,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는 한류는 우리 기업에게 러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불리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풍부한 자원과 무한한 개발 잠재력, 한국에 가까운 지리적 조건 등은 러시아 시장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진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명수 루스 이코노믹 대표(화장품·식품)와 조인성 블라썸 대표(서비스)를 만나 산업별 러시아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2019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식품박람회(World Food Moscow)’에서 참관객이 한국산 배를 맛보고 있다. [사진=aT 제공]


[식품] 전명수 루스 이코노믹 대표
유기농 식품 등 새로운 시장을 노려보라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러시아 비즈 컨설팅 및 마케팅 업체 ‘루스 이코노믹(RUS ECONOMIC LLC, www.ruseconomic.com)’의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국립경제서비스대 극동경제연구소 부소장 겸 교수이기도 하다. 한국무역협회 러시아마케팅오피스와 KOTRA 러시아 수출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러시아 식품 시장 현황에 대해 말해 달라.
“러시아 식품 시장은 약 1619억 달러 규모다. 서방국가의 무역제재와 루블화 폭락 이후 러시아 농업 부문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며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러시아 정부가 무역제재 위기에 대응해 곡물 등 식량 자급률 확대 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은 러시아 식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주요 신선식품은 2018년 기준 콩류가 9.7%로 가장 큰 폭 성장했으며, 육류, 뿌리작물류도 각각 7.3%, 6.0% 성장했다. 가공식품 성장률은 0.4% 수준이었으나, 2020년까지 1.3% 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최근 러시아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과일, 채소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향후 과일 및 채소의 수입량 증가가 전망된다.”

-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유기농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어떤가. 이밖에도 식품 시장에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면?
“러시아에서도 유기농 식품에 대한 선호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식품, 가공 과일, 시리얼 등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러시아 식품 시장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제재로 인해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서민층의 경우 자국산과 PB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며, 중산층 이상은 건강을 고려한 고품질 식품을 선호한다.”

- 주로 어떤 유통채널이 활용되고 있나.
“최근 러시아에서는 전통적인 유통채널이 줄어들고 있다. 소싱 능력이 뛰어나고 프로모션 등 고객유치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거대 유통기업의 시장점유율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PB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식품 기업에게 조언하자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대러시아 식품 수출액은 1억3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품목은 커피크리머(1228만 달러), 커피 추출물·에센스·농축물(973만 달러), 소스·소스 제조용 조제품(846만 달러), 물(516만 달러), 라면(494만 달러), 마요네즈(487만 달러)였다. 또한, 2012년부터 2016년 연평균 성장률이 큰 품목은 소스·소스 제조용 조제품(73.6%), 캔디류(32.2%), 베이커리 제품(12.0%), 커피 추출물·에센스·농축물(7.0%), 맥주(4.2%) 등이었다. 그러나 과거 주력 수출 품목으로 인식되던 커피크리머, 마요네즈 등은 현재 러시아 내 유통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며, 대부분이 러시아 기업 또는 다국적 기업의 현지법인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 전체 러시아 수입식품 비중이 계속해서 감소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루블화의 폭락은 수입식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러시아인의 주식인 육류, 유제품, 제빵류 등도 수입 식품이 자국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어 한국 식품의 수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새로운 기회 창출의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아까 언급한 유기농 식품 등이 그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11월 20~22일 강원도 중소기업 9개사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출상담회를 가졌다. 참가기업이 제품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루스 이코노믹 제공]

[화장품] 전명수 루스 이코노믹 대표
고급형과 보급형 제품을 병행하는 전략 추천

- 러시아 화장품 시장 현황을 간략히 말해 달라.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5~10%대의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소매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다. 시장 규모는 약 94억 달러로 추산된다. 전 세계의 2%에 달하는 수치다. 또한, 러시아는 주요 소비자의 소득 10%가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는 화장품 소비 대국이다.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수입산이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보통 유럽산이 고급제품(High-End)으로, 아시아산이 중고가 제품(Middle-End)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러 제재로 인해 유럽산 화장품은 과거 대비 지명도가 저하되고 있으며, 대체품으로 대만, 일본, 한국산 제품의 유입이 늘며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봐도 2014년부터 러시아 시장은 한국 화장품 업계의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기간 5년 동안 한국이 수혜를 입은 산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제재로 인해 유럽산 제품의 러시아 시장 유입이 타격을 입으면서 이를 대체할 브랜드가 필요했는데, 이때 한국 화장품 업계의 꾸준한 마케팅 활동 전개로 한국산 화장품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러시아 소비자들은 한국산 화장품을 유럽산 대비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 전 세계적으로 천연 제품을 활용한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어떤가. 이밖에도 화장품 시장에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면?
“과거 색조 화장품이 지배적이던 러시아 시장도 현재는 건강한 피부 관리를 위한 내추럴(천연) 스킨케어 제품이 대세다. 특히 고객이 직접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많다. 경기 침체기 이후 가격 중심의 구매패턴으로 전환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 주로 어떤 유통채널이 활용되고 있나.
“과거 수입상과 도매상에 의존하던 중개유통 형태는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에는 판매자가 직접 소비자 니즈에 따라 해외에서 직수입하거나 온라인으로 거래하고 있다. 샵을 운영하거나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해 최종소비자(END USER)를 직접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점점 러시아 화장품 시장은 수입상이 수입은 물론 도소매까지 모두 수행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에게 조언하자면.
“이미 진출한 업체에게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또 신규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에게는 지금이 틈새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전하고 싶다. 국내 화장품의 주요 5대 수출국은 중국, 홍콩, 미국, 대만, 일본으로, 러시아는 아직 포함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이제 막 10대 수출국으로 진입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한국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고급형 제품과 보급형 제품을 병행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또한, 피부과 화장품 등 전문 화장품(Professional Cosmetics)군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니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블라썸 카페 내부. [사진=블라썸 홈페이지]

[서비스] 조인성 블라썸 대표
현지인들의 문화와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

-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린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블라썸(www.vlassom.com)의 조인성 대표다.”

- 러시아 서비스 시장 현황은.
“처음 블라디보스토크에 왔을 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 같았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이 찾아주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제일 놀랍게 변한 것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발전이 아닌가 싶다. 초창기 현지 카페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얼음을 별도로 줬다. 그러나 지금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국의 여느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이는 한국어 간판 메뉴 등 한국 여행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던 이곳에서 아주 큰 발전이 일어난 것이라고 본다.”

- 어떤 업종이 뜨고 있나.
“단연 여행업과 숙박사업이다. 불과 몇 년 사이 패키지여행객보다 개인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시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호스텔, 에어비앤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보 투어, 맞춤형 투어 등 개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이 많아지고, 그 상품을 취급하는 자유 여행사도 늘고 있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면 누구나 맛보고 싶어 하는 킹크랩과 곰새우의 수요가 늘면서 최근에는 판매업체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배달문화도 생기기 시작했다.”

- 러시아에서 서비스업을 창업할 때 유의할 점은.
“러시아 유학생들이 창업하는 경우가 늘면서 몇몇 사람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는 대단한 착각이다. 한국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창업한다고 생각하고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현지의 법과 세금 문제는 외국인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숙제다. 또한, 비자 문제라는 우리가 쉽게 넘기 힘든 큰 산도 존재한다.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대단히 신중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변 창업자들에게 많은 조언을 듣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러시아 문화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상처받지 않고, 스트레스도 덜 받으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 서비스업은 아무래도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러시아 사람들과 대면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
“러시아 사람들은 한국 문화에 관심은 많지만, 아직 낯설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초기 카페와 호스텔을 창업할 때 현지 분위기보다는 한국의 분위기를 살려 실내를 장식하고 메뉴를 구성했다. 한국에 관심이 있던 현지인과 유학생들에게는 반응이 좋았지만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낯설고 익숙지 않은 분위기라며 그냥 나가는 일도 많았다. 이때 이들의 취향과 문화도 어느 정도 섞었어야 한다고 깨달았다. 갑자기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이들의 문화와 취향을 존중하는 것이 현지 서비스업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