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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알제리에 남은 ‘아랍의 봄’

작성 2019.05.10 조회 625
[세계는 지금] 알제리에 남은 ‘아랍의 봄’
청년층·여성계 주도 대규모 시위에 장기집권 정권 물러나
7월로 대선 연기 발표… 일각선 ‘진정성’에 의문 표하기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다른 국가보다 조용했었던 알제리가 ‘늦봄’을 만끽하고 있다. 20년간 집권해왔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오랜 대통령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82세의 노령인 부테플리카는 201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로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어졌다. 대중에 알리지 않고 스위스로 병환을 치료하러 떠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4월 18일로 예정된 차기 대선에 다섯 번째로 출마를 선언한 것이 대대적인 격분을 샀다.

알제리에서는 올해 2월 22일부터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대통령 재출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항의 시위는 그간 알제리의 권력구조 내부의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권력 시스템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요구도 담고 있다. 지금의 부패한 독재 체제를 끝내라는 것이다. 그동안 부테플리카 체제에서는 소수의 무리가 대통령을 이용하고 압박해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주일 동안 스위스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3월 10일 알제리로 귀국했다. 알제리 관영 통신>은 대통령의 귀국 사실을 확인 보도하면서 “개인적인 용무로 제네바를 방문했으며, 그동안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10일 대통령이 입국하는 날 총파업을 일으켜 알제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에서 수많은 상가가 문을 닫았다. 프랑스 파리와 전국 각 도시에서도 알제리 출신 교민들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고, 이웃 나라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도 알제리인들이 퍼포먼스를 벌였다.

결국,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튿날인 11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이러한 소식에 수도 알제의 시위 대열은 곧장 환호의 물결로 바뀌었다. 차량들은 경적을 울려댔고 사람들은 알제리 국기를 흔들며 뛰어다니며 춤추고 노래했으며 알제리 국가를 불렀다.

그러나 그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본래 4월 18일로 예정됐던 대선이 7월 4일로 연기돼 그에 대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부테플리카에 반대하는 세력은 그가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테플리카는 이날 서한에서 그가 새로 설치하려는 위원회가 새 대선 날짜를 잡는 것과 함께 알제리의 새 헌법 초안도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는 그의 측근인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원을 임시대통령으로 내세워 과도정부 구성에 나섰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대통령이 자신이 선택한 후계자에게 권력을 넘겨주려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알제(알제리)=AP/뉴시스】 4월 12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거리를 메운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의 물대포와 최루 가스에도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그들의 혁명이 단지 대통령이 물러났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라며 압델카데르 벤살라 임시 대통령의 퇴진과 낡은 정치 시스템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대선 연기하고 측근 임시대통령으로 세워 ‘불신’ =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젊은 시절 민족해방전선(FLN) 소속으로 프랑스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이끌었으며 50년간 알제리의 주요 사건에 관여해왔다. 1999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부테플리카는 1962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직후 아메드 벤 벨라가 잠깐 통치한 것을 빼놓고는 이후 군사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여러 장군에 이어서 민선 대통령으로는 처음 당선된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런 부테플리카도 장기집권에 따른 민심의 이반은 당해내지 못했다. 부테플리카의 국내 제1당인 여당 민족해방전선(FLN)은 3월 10일 엄청난 규모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에 대해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정당과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알제리 국민과 군은 국가의 미래에 대한 똑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3월 26일에는 방송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헌법은 대통령이 건강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 대통령직을 공석으로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시위대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민심에 이어 군마저 등을 돌리자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임기 끝을 약 한 달 앞둔 4월 2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부테플리카는 3일 헌법위원회에 전달한 고별 서한에서 “대통령 재임 중 자신의 행동 일부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국민에 저지른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떤 슬픔이나 알제리의 앞날에 대한 두려움 없이 정치에서 물러난다”며 “새 지도자가 알제리를 발전과 번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테플리카는 자신에게 사임하도록 압력을 가한 시위를 이끈 여성과 젊은이들이야말로 알제리의 살아 있는 심장이라며 이들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알제리 의회는 4월 9일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을 지난주 민주화 시위대의 압력으로 사임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대통령으로 지명했다. 알제리가 90일 이내에 새 대통령선거를 치를 때까지 77살의 압델카데르 벤살라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벤살라 상원의장이 지난 25년간 부테플리카의 오랜 측근이었다는 점 때문에 정치 개혁을 희망하는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벤살라의 임시대통령 지명에 의회 앞에서는 학생들의 시위가 7주째 계속됐다. 경찰은 최루 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하고 경찰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에 벤살라 임시대통령은 알제리 독립기념일 하루 전인 오는 7월 4일 대통령선거를 치른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일 하루 전날을 대선일로 결정한 것은 알제리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것을 상징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알제리는 7년에 걸친 치열한 전쟁 끝에 1962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 이후 알제리는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부테플리카와 같은 전쟁 참여 군인들이 통치해 왔다. 그러나 현재 알제리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젊은 층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부테플리카 전 대통령의 퇴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아흐메드 가이드 살라 알제리군 참모총장은 과도 기간 중 알제리의 체제는 유지돼야만 한다며 벤살라 임시대통령을 지지했다. 살라 총장은 군이 과도 기간 중 절차 이행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지만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제리에서는 대선 일정 발표 직후인 4월 12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은 경찰의 물대포와 최루 가스에도 거리를 가득 메우며 항의했다. 시위는 5월이 되어서도 계속되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반정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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