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급망 리스크, 정량·정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제 취약지점 조밀하게 파악해야 (라나 포루하, FT 부편집장)
O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새로운 데이터 분석 자료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음.
-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보에 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음.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고 적대국이 희토류와 핵심 산업 부품을 통제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등 공급망의 탄력성 강화가 핵심 사안이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
-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주 인터뷰에서 공급망 차질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미국 연방정부의 준비가 매우 미흡하고 오랫동안 정교하지 않은 접근 방식을 취했다는 점이 임기 중 가장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음. 민간 분야와 정부 간 정보 비대칭성이 이러한 상황을 부분적으로 초래하고 있음. 민간 기업들은 공급망과 관련하여 특정 분야의 가장 세분화된 정보를 보유한 반면 정부는 반도체와 제약 산업 등 경제나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분야의 탄력성을 강화할 필요성은 파악하고 있지만 각 공급망의 상세한 정보나 위기 시 물류, 수송, 에너지, 전력 분야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 정보의 비대칭성과 관련된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전면적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러몬도 장관은 상무부가 공급망을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방향을 전환했음. 이 과정에서 훨씬 강건한 데이터 분석으로 미국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정확히 추적하기 위한 노력이 핵심을 차지했음. 이를 위해 상무부는 미국 상품 경제 전체의 데이터를 포함하는 전산 시스템 '스케일툴(Scale Tool)'을 개발했음. 이 시스템은 미국 경제에서 실제로 취약성과 탄력성이 존재하는 지점을 조밀하게 파악하고자 여러 산업과 지역에 걸쳐 지정학, 환경, 국가안보, 보건 등의 리스크 지표를 확인하고 평가함.
- 상무부는 스케일툴 시스템을 통해 발견한 내용을 통해 업계에서 얻은 정보를 검증하고 추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음. 예컨대 인공지능 용량(capacity)이 미국 경제의 취약 지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인식되면서 대부분 데이터 센터에 공급되는 전력과 전력망의 문제로 접근했으나, 상무부는 실제 기업 최고 경영진과의 논의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구조 자체가 잠재적 취약점이라는 사실을 인지함. 상무부는 스케일툴을 활용한 연구 결과 냉각 부품은 물론 전력망 고장에 대비한 예비 디젤 엔진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음.
- 이러한 예시는 진정한 공급망 리스크를 파악하려면 산업과 공공 분야의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를 모두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음. 다수의 경제 안보 대화는 매우 정치적인 수준에서 진행되는 반면, 실제 취약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며 한 명의 정책 입안자나 기업인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음. 아직 경제 전반의 수많은 위험을 이해하거나 해결하지 못한 상태임. 상무부의 데이터는 수송 차질이 일주일 동안만 발생하더라도 미국 산업의 57%가 정상화되는 데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시사함. 이러한 데이터는 '적시 생산(just in time)'에서 재고를 쌓아두지 않는 '적기 공급(just in case)'으로의 전환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증명함.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