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카페 10만개 '첫 돌파'…커피 브랜드, 치킨보다 많아
커피 전문점 매장, 6년새 2배…편의점의 2배
커피 브랜드 수 886개, 치킨보다 200개 이상 많아
전국에서 커피전문점 수가 10만개를 처음 넘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전년(9만6천437개)보다 4천292개(4.5%) 늘어 10만개를 돌파했다.
2022년 기준 서비스업 조사 결과로 집계된 이 통계는 올해 앞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업데이트됐다.
커피전문점은 2016년 5만1천551개에서 불과 6년 새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났다.
커피전문점 매출은 2022년 기준 15조5천억원이며 종사자는 27만명이다.
종사자 1∼4명 이내 매장이 8만4천개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 카페 가운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만6천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커피 업종 가맹점 수는 전년보다 13% 늘었다. 커피 브랜드 수는 886개로 치킨(669개)보다 200개 넘게 많다.
1999년 7월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문을 연 이후 2000년대부터 커피전문점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25년 동안 매장을 1천900개 넘게 늘리며 성장했다.
이디야커피나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같은 중저가 커피나 저가 커피 브랜드는 매장이 3천개를 넘었거나 3천개를 향해 가고 있다.
28일 광화문역 인근 빌딩에 나란히 있는 저가 커피 매장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차(茶) 시장이 크고 일본도 다도 문화가 있는데 한국은 유독 커피에만 몰린다"며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게 커피다. 커피와 경쟁할 다른 음료가 없다"고 말했다.
한 커피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에는 사랑방 문화가 있었는데 집이 아파트처럼 좁은 구조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얘기할 공간을 찾아 카페로 향한다. 커피가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어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도 카페 수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커피 시장 성장은 커피 수입액 증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액은 11억1천만달러(약 1조5천억원)로 2년 연속 10억달러를 넘었다. 이는 5년 전의 1.7배이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2.7배다.
올해 1∼5월 커피 수입 금액은 4억6천33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5월까지 커피 수입 중량은 8만4천654t(톤)으로 11.4% 늘었다.
커피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업종이라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상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프랜차이즈 카페는 1억원 이내로 창업할 수 있고 작은 개인 카페는 몇천만원이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커피 창업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피숍 증가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조금만 교육받아도 기계로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페 수를 편의점 수와 비교하며 너무 많아져 곧 포화에 이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만5천개가 넘는다. 커피전문점 수가 편의점의 대략 2배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부터 포화라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지만, 카페 수는 꾸준히 안정적으로 늘었다. 이는 커피 수요가 그만큼 받쳐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수가 편의점보다 많은 건 과하긴 하다"면서 "지금까지는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앞으로는 완만하게 성장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거의 포화 상태가 아닐까"라면서 "프랜차이즈 매장은 더 늘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 매장 수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