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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글로벌 CEO들의 중국행

작성 2023.06.09 조회 630

 

빨라지는 글로벌 CEO들의 중국행

돈에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꼬리표가 붙어 있지 않고,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모든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생물처럼 움직인다. 중국 시장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정부와 소비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글로벌기업 CEO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포함 이어지는 ‘중국행’

미중 간 팽팽한 신경전 속에 최근 테슬라 일론 머스크 회장의 이틀간 진행된 중국출장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주목했다. 44시간의 짧은 일정 속에 베이징과 상하이를 오가며 외교부장, 상무부장, 상하이 당서기, 글로벌 최대 배터리기업인 닝더스다이(CATL) 회장과의 만남은 중국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머스크 회장의 중국방문으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3% 이상 급등한 214달러까지 오르며 투자자들도 기쁘게 했다.  

글로벌 CEO들의 중국행은 지난 1월 독일 폭스바겐 CEO인 올리버 불룸의 방중이후 본격화되었다. 지난 코로나 3년간 20% 이상 하락한 폭스바겐 자동차 점유율을 회복하고 커져가는 중국 전기차 시장진출 전략을 재구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특히 지난 3월 말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발전고위급포럼과 하이난 보아오포럼이 글로벌 CEO 중국행의 마중물이 되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정책연구소인 발전연구센터가 주관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hina Development Forum)에 삼성·퀄컴·애플·지멘스·BMW·벤츠·화이자 등 100인의 글로벌 CEO들이 참석하면서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한 방중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 국가로의 탈중국 행보에 중심에 서있는 애플의 팀 쿡 CEO도 중국을 방문해 중국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이 여전히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당연한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5월 31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글로벌차이나 서밋’ 행사에도 제너럴모터스(GM), JP모건, 스타박스 등 32개국 2500여 명의 글로벌 인사들이 중국행을 선택했다.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중국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언제나 중국과 함께 하겠다”는 말을 하며 적극적인 친중 행보를 보였다. 또한 렉스먼 내러시먼 스타박스 CEO는 현재 중국 내 6200여 개의 스타박스 매장을 2025년까지 9000여 개로 확대하고, 직원 수도 지금의 6만 명에서 2025년까지 9만5000명으로 늘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월 1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머스크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가 최고의 품질을 갖췄다고 말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명품 브랜드 CEO들도 바쁜 일정 소화

한편, 세계 2위의 명품시장인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한 구찌·루이뷔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기업들의 중국행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회계 컨설팅 기업인 PwC 자료에 의하면 중국의 명품시장 규모가 3250억 달러로 세계 명품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에스티로더 CEO인 파브리치오 프리다는 최고 경영진들과 함께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시장 조사에 직접 나섰다. 올해 1분기 중국매출 하락으로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에스티로더는 중국 맞춤형 화장품 개발을 위해 대규모 중국혁신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또한 유명 브랜드 코치(Coach)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태피스트리(Tapestry)의 CEO인 조안 크레보세랏도 중국을 직접 방문해 직원, 고객 및 파트너들사과 간담회, 매장방문, 시장조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CEO인 베르나르 아르노도 중국방문을 통해 중국정부와 소비자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며 중국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루이뷔통은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매출액이 210억4000만 유로(약 30조 원)로 전년 동기대비 약 17% 증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다단계 판매기업인 암웨이 CEO도 중국을 방문해 6억 위안(약 1100억 원) 투자 규모의 신규 광저우 공장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미국 기업들이 투자 등에 더욱 적극적

이처럼 서방의 중국 제재와 달리 중국 시장과 직접 연동되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며 중국시장 끌어 앉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탈중국을 외치는 미국 정부와 달리 반도체를 제외한 중국 내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주중미국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약 60%는 향후 2년 간 중국투자를 확대하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광둥성 후이저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최고 경영진의 중국 방문이 빈번해지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글로벌 AI 반도체의 절대강자이자 세계 반도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 CEO인 젠스 황도 곧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젠스 황은 미중간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전쟁은 결국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손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중 간 첨단산업 디커플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결국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중국시장의 파워가 글로벌 CEO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기업들이 걱정이다. 삼성과 SK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중국진출에 매우 소극적이고 신중히 접근하는 모양새다. 과거 중국 사업을 활발히 진행한 기업들의 경우도 중국시장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지정학적 요인, 국내 반중정서 여론 확산 등 대내외적 요인을 이유로 중국시장 진출에 몸을 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중국시장에서 벗어나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기업입장에서 단시일 내 수출과 수입의 다변화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으로 달려가는 글로벌 CEO들도 단시일 내 중국을 대체할 만한 내수시장과 공급망을 찾기 쉽지 않다는 객관적인 검토와 현실적인 판단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테슬라처럼 주가 상승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고, 지금이 중국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시기라고 보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정부입장에서 외국기업의 중국사업 및 투자확대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 중국에 '설중송탄(雪中送炭)‘ 이라는 표현이 있다.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낸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상황이 어렵고,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때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이 중국시장 진출에 소극적이고, 움츠리고 있는 사이 일본, 독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정부의 각종 우대 혜택을 받아가며 힘들게 구축해온 우리자리를 점차 대체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간 패권전쟁이 변하지 않을 상수로 자리 잡으면서 그에 따라 한중관계는 매우 심하게 요동치며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최근 감지되고 있는 서방의 중국과의 완전분리(Decoupling)가 아닌 위험제거(Derisk)의 의미를 꼼꼼히 되새겨 봐야 한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 이 기사는 박승찬 용인대학교 교수가 <한국무역신문>에 기고한 글로서 필자와 한국무역신문사의 허락 없이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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