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제도지원] 되돌아 본 2010 한국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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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8 90

되돌아 본 2010 한국무역

FTA, 환율하락, 수출7강... 다사다난했던 여정

 

'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은 매년 이맘 때쯤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한 번쯤 읊조리게 되는 단골 메뉴다. 요순시대 이후 한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적이 없겠지만, 올해도 크게는 지구촌에서, 작게는 대한민국에서 말 그대로 '다사'했고 '다난'했다. 무역업계도 마찬가지다. 2010년 한 해는 연초 희망과 함께 시작됐지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이 있었다.

 

먼저 사상 처음으로 세계 '수출 7강'에 들 정도로 수출은 선방을 했다. 수입도 큰 폭으로 늘어 무역규모 전체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9위에 진입, 10위권 안에 들었다. 한-인도, 안-아세안 FTA가 본격 발효돼 기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한 점도 무역업계엔 '좋은 일'로 기억된다. 11월에 있었던 G20 서울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시킬 것이란 기대를 낳기도 했다.

 

반면, 환율이 연초 대비 지속적으로 하락한데다 '널뛰기 장세'도 심심찮게 연출돼 무역업체들의 속을 긁어 놓았다. 특히 수출업체들은 하반기 예상보다 가파른 환율하락 때문에 환차손을 입기도 했다. 희토류를 비롯한 주요 국제원자재 파동과 가격 상승도 무역업체들을 긴장시켰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바이어들의 방문 취소나 거래 위축을 촉발한 점,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피해, 리비아와의 외교마찰로 인한 거래 차질 등도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수출 7강, 무역 9강 = 지난 11월 30일 제47회 무역의 날에 주요 언론들은 우리나라가 각국별 수출규모를 기준으로 순위에서 올해 세계 7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보도를 내놨다. 지식경제부는 세계무역기구(WTO) 통계를 인용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 9월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늘어난 3390억 달러로 세계 7위 수출국 자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이어 지난해 7위와 8위였던 이탈리아와 벨기에의 수출 추이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를 감안할 때 연말까지 수출 7강 굳히기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7강은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 일군 성적표다. 우리나라는 수출금액 기준으로 지난 1980년 세계 23위 국가였으나 1985년 13위, 1990년 11위, 1995년 12위, 2000년 12위, 2005년 12위 등으로 최근 20여년간 10위권 대 초반의 순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9위로 올라서면서 사상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그리고 올들어서는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이탈리아, 벨기에를 제치고 2단계나 순위가 높아졌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쟁국들이 주춤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치고 나간 결과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말까지 누적 수출총액이 4243억300만달러로 집계돼 종전의 연간 사상 최대치인 2008년 4220억7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누적 무역흑자 역시 4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수입은 지난해 세계 10위에서 한단계 높아진 9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내년도 우리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달성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보고했다.
 
수입단가 오르고 금액 급증 = 2010년에는 수입도 크게 활기를 띠었다. 올들어 수입은 11월말 현재 3536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5%나 늘었다.

 

이같은 수입 증가는 국내 경기회복세에 따른 소비재 수입 증가와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금액 증가와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수출용 원자재도 전체 수출증가세에 따라 크게 늘었다. 주요 부문별로 보면 원재재 수입이 올들어 10월말까지 36%나 늘었다. 이 기간 중 원자재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했다. 이 가운데 특히 석탄_가스_원유 등 에너지 수입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특히 수입은 물량 증가에 비해 금액 증가율이 크게 높아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음을 보여줬다. 10월말까지 평균 물량 증가율은 12.6%였으나 금액 증가율은 무려 30.7%에 달했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급 소비재 수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자본재는 29%, 소비재는 28%의 수입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본재와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 10%였다. 11월의 경우(20일까지) 소비재 수입 증가율이 무려 62%에 달한 반면 자본재 수입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G20 서울 정상회의와 높아진 국격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양일간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예상되는 한국의 국격 및 이미지 제고에 따른 유형 무형의 효과는 '값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이 가져다 줄 경제적 효과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 경제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수준이 OECD 30개국 중 19위에 불과하지만 서울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돼 이 순위가 2~3단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로 따지면 자동차 100만대,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165척의 수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과거 싸구려 제품 수출로 오랫동안 수출품 제값받기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이번 회의를 통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돼 수출업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실제 가치보다 1% 낮은 가격으로 한국 제품이 판매되다가 국가 브랜드 상승으로 해당 1%까지 모두 챙긴다면 2008년 한국수출 총액 4220억 달러의 1%인 41억 달러(약 4조8000여억원)의 수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에 '널뛰기'까지... 수출업체 당황 = 올들어 환율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바람에 수출업체들이 울상을 지었다.

 

연초 환율은 달러당 1150원대 후반(매매기준율 기준)에서 출발했으나 1월 중순 1120원대로 내려 앉았다. 1월말 1150원대를 회복한 후 2월 1170원대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다시 내리막길로 돌아서 3월 중순 1130원대를 유지했다. 이어 4월에는 1110원대, 1100원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5월엔 1110원대에서 1150원대까지 오르락내리락했다.

 

특히 5월엔 널뛰기가 심했다. 하루 평균 20원 이상 오르내린 날만 열흘이나 됐다. 외환시장이 개장한 20여일 가운데 절반 가량이 20원 이상 오르내렸으니 수출업체들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특히 5월 21일(금)부터 개장 3일 동안 무려 종가 기준으로 83원이 올랐고 19일부터 25일까지 엿새 동안에 무려 129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이후 6월부터는 내리막길로 돌아서 중순 이후 다시 1200원 이하로 내려섰다가 7월 초 다시 회복됐다. 그러나 7월 이후 환율은 기간별 조정이 있긴 했지만 11월 1110원대가 깨질 정도로 추락했다. 12월 다소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대세 하락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대세 하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FTA 시대 활짝 = 지난 12월 3일 한-미 FTA 추가협상이 타결됐다. 양국의 의회 비준이 남았지만 미국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는 전세계 45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거대경제권과 자원부국, 그리고 주요 거점경제권을 중심으로 FTA를 추진해 왔다.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 FTA가 짧은 기간 내에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고 현재 협상 중인 FTA까지 모두 발효될 경우 우리의 총교역액 중 FTA 특혜교역 비중이 5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아세안 FTA 발효에 이어 올해 초 인도와의 포괄적경제협력협정까지 발효돼 현재 발효된 협정만 한-칠레, 한-싱가포르, 한-EFTA, 한-아세안, 한-인도(CEPA) 등 다섯개나 된다. 서명이나 협상타결된 단계에 있는 것도 한-미, 한-EU, 한-페루 등이 있다. 이들도 내년 중 발효될 예정으로 있어 무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협상 단계에 있는 것은 한-캐나다, 한-멕시코, 한-GCC, 한-호주, 한-뉴질랜드, 한-콜롬비아, 한-터키 등이 있다.

 

FTA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아직 수출업체들의 이용은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이거나 "복잡해서"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체결된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다시 1위 품목 탈환 = 지난 몇년간 수출 1위 품목을 유지해 오던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_MTI 3단위 기준)이 올해 반도체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10월말 현재 반도체 수출은 423억221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6%나 늘어나 414억4406만 달러에 그친 선박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31억 달러로 3위를 기록했던 휴대폰(무선통신기기)은 올들어 10월말까지 16%나 줄어들면서 6위로 내려 앉았다. 대신 자동차는 같은 기간 44%의 증가율을 보이며 지난해 5위에서 올해 3위로 뛰어 올랐다. 자동차부품도 70%나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9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수출 순위 20위권 내 품목 가운데 10월말 현재 수출증가율이 50%를 넘어선 품목은 건설광산기계(13위 88.3%), 동제품(16위 52%), 영상기기(11위 50.6%) 등이었다.

 

한편, 이같은 수출주도품목의 변화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출 순위에도 변동을 가져왔다. 선박 수출 호조로 지난해 수출 1위 지자체였던 울산은 올해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으로 수출이 급증한 경기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경기도는 10월말 현재 수출이 706억 달러로 자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나 증가한 반면 울산은 58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타 = 지난해 수출업계를 뒤흔들었던 키코 파동은 올해에도 여진이 계속돼 관련 기업들을 빈사상태로 내몰았다. 수출 주문을 받아도 생산에 들어갈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하고 일부 기업은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근 법원에서 은행의 책임을 일부만 인정하고 대부분 수출업체의 책임이라는 판결이 나 기업들이 다시 항소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는 또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수출업체들의 주름을 늘게 했다. 유가는 다시 2008년 수준을 향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고 금값은 온스당 1400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대로 올랐다. 알루미늄이나 동 등 수출업체들의 주요 원자재 가격도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이 첨단제품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국제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11월 북한의 갑작스런 연평도 공격으로 한국은 바이어로 하여금 거래하기에 위험한 국가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G20 서울정상회의로 올려 놓은 국가브랜드와 국격, 코리아 프리미엄을 한꺼번에 까먹는 순간이었다. 실제로 예정된 방한을 미루는 바이어들이 나타났고 거래에 소극적인 움직임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미국의 이란제재가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에도 불똥이 튀었다. 은행들은 대이란 수출 네고를 중단했고 수출업체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한국에 있는 이란 은행에서 원화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찾긴 했지만 여전히 이란 수출업체들은 악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해 모처럼 수출이 급증하고 있던 이란 시장은 이후 수출이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보다 앞서 리비아에 파견된 상무관의 정보수집과 관련해 리비아가 한국과의 거래 중단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많은 건설업체들과 수출업체들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결국 외교적인 노력으로 해결책을 찾았지만 이란 제재와 리비아와의 마찰은 중동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런 가운데서도 주요 공공기관과 지자체들의 수출지원 노력은 빛을 발했다. 연초 진행된 KOTRA의 바이코리아 행사에는 무려 66개국에서 1000여명의 바이어가 내한했고 11월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프리미엄 무역상담회에는 미 포춘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인도·아세안 및 글로벌 빅바이어 12개사를 포함한 150여개사가 참가해 2000여 국내업체와 2400회의 무역상담회를 가졌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와 해외시장개척단 파견 등으로 중소 수출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도왔다.

(주간무역 201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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