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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지역]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 VS 사회적 골칫거리 ? 보떼욘(Botellon)

ID : kitabr ㅣ10-04-13 0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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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 VS 사회적 골칫거리 – 보떼욘(Botellón)

 

스페인 LG전자법인

글로벌무역전문가 3기 구소정

 

 

스페인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본 경험이 있다면 스페인 사람들이 얼마나 술을 좋아하는지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점심때 간단히 맥주 한 잔을 들이켜는 것은 물론이고 가끔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스페인사람들에게 술은 하나의 청량음료와 같고,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스페인에 등장한 젊은이들의 신문화(新文化)는 스페인사람들에게 술을 애증의 관계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는 바로 “Botellón(보떼욘)”이다.

 

보떼욘은 스페인어로 병(bottle)을 의미하는 보떼야(botella)에서 유래한 말로써, 16세에서 24세 가량 정도의 젊은이들이 대단위로 시내 중심가, 길거리, 공원 등에 모여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노는 행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문화인 보떼욘은 스페인 남부지방인 안달루시아(Andalucía)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전통적으로 수도인 마드리드에 비해 빈곤한 삶을 유지해왔고, 아프리카와 가까워서 불법이민자나 노동자도 많이 거주해왔다. 하지만, 지리적 특성상 기온이 굉장히 높고, 스페인 사람들의 특성상 하루가 멀다고 술과 함께 밤새도록 유흥을 즐기기 때문에 가난한 노동자들에게는 매일 유흥비를 지출하는 것이 꿈과 같은 일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더위도 식히면서 저렴하게, 술을 마시며 놀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현재의 보떼욘의 기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위와 같은 초기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보떼욘은 스페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골칫거리로 치부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가난한 노동자들의 문화가 아니라 뉴스에도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의 놀이문화로 변질하였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까지 골머리를 앓는 이유는 단지 이것이 젊은이들의 문화이기 때문은 아니다. 우선 보통의 스페인 내의 파티들이 그러하듯이 보떼욘 역시 거의 자정을 바라보는 시간 즈음에 시작되어 새벽 3시경까지 이어진다. 이 시간 동안 젊은이들은 마치 그들이 모인 장소가 술집인양 계속 술을 마시고 크게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큰소리로 떠들며 논다. 따라서 보떼욘이 행해지는 장소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있어 보떼욘은 굉장한 소음이고, 특히 아무리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일지라도 보떼욘이 열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수면시간이기 때문에 더욱 이웃 주민들에게 방해가 된다.


두 번째로 이들이 보떼욘을 가진 후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이다. 보떼욘 후에는 술병과 각종 쓰레기는 물론이거니와 깨진 유리조각, 술병과 같이 위험한 잔재들이 남아있다. 그런데 주로 보떼욘이 행해지는 장소가 공공장소다. 따라서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미관적 측면을 넘어서 낮에는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유리 파편과 같은 쓰레기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보떼욘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불러일으키는 세 번째 이유는 도덕적으로도 폐해를 갖기 때문이다. 우선 보떼욘에 있어서 가장 중시되는 것과,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것은 음주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의 보떼욘이 지속한다면 청소년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이고, 취해야만 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보떼욘은 그것이 행해지는 곳에 사는 이웃뿐만 아니라 그들의 보떼욘으로 인해 공공장소로의 접근을 거부당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는데, 아직 판단이 미성숙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놀이문화가 얼마나 큰 피해를 미치고 있는지 그 규모를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은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는 도덕적 해이마저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페인은 법적으로 성인인 18세 이상이 되어야 술을 구입하고 마실 수 있는데, 보떼욘은 미성년자에게도 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만약 이러한 행위가 미성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이 역시 준법정신을 무시해버리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네 번째로 보떼욘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유는 건강적 측면과 관련이 깊다. 우선 아직 미성숙한 신체를 가진 청소년들이 밤새도록 저렴한 술을 섞어 마시는 보떼욘의 특성상 건강을 해하기 쉽다. 또한, 청소년들 역시 그 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몸이 회복할 시간을 놓치게 되어 건강 악화도 초래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떼욘에서는 술 외에도 흡연이 빈번히 일어난다. 따라서 이 역시 신체 건강에 굉장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떼욘은 경제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떼욘은 저렴하게 술을 마시고자 하는 기본적 취지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로 인해 돈을 주고 술집에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위스키 등과 같이 고가의 술을 제조하는 회사들 역시 저렴한 술을 찾는 보떼욘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조사기관에 의하면 스페인의 알코올 소비량 중 고가 알코올의 소비 감소가 2008년 대비 10%나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더욱이 현재 보떼욘을 즐기는 연령층들이 자신들 미래의 잠재 고객이라는 것을 염두 한다면, 고가 알코올 회사들은 현재 그들의 문화가 더더욱 사라지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앞서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스페인 내에서 술이 차지하는 의미는 실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알코올 산업에서의 퇴보는 가뜩이나 좋지 않은 스페인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보떼욘에 대해 스페인 정부가 걱정만 하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떼욘으로 인한 다양한 손실을 방지하고자, 실제로 현재 스페인에서는 BAR (바르: 음식 조금과 간단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곳), 클럽, 술집을 제외하고 밤 10시 이후 공공장소에서 술을 구매하고 마시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규제시간 이전에 술을 구입하거나, 치노(CHINO : 중국인을 의미, 여기서는 중국인 가게를 의미한다.) 상점에서 술을 구입하는 등 편법을 저지르고 있음에 따라 이러한 규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하여 완전히 보떼욘을 금지하는 것보다 적당히 규제하자는 중도적 의견이 대두되었고, 이 의견의 일환으로 일부 지정된 공공 지역에서의 보떼욘은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물론 보떼욘은 사회적, 도덕적, 경제적, 건강적 측면 등 사회 다방면적으로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떼욘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이 주로 노래방과 같은 곳에서 놀이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이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백, 수천 가지의 다양한 주제의 전통민요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노래를 좋아하는 민족적 특성에서 비롯된 놀이문화라고 간주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적 관점에서 빗대어 보자면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노래보다 춤이 더욱 빈번하게 행해져 왔고, 술과 굉장히 밀접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노래방과 마찬가지로 디스꼬떼까(discoteca)라 불리는 클럽이 발달했고 하루 종일 술을 마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저렴한 노래방을 찾듯이 스페인의 젊은이들도 저렴하게 춤을 추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보떼욘이라는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게 바라본다면 보뗴욘은 무조건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사회악으로 지탄받을 대상이 아니라 그 나라 놀이문화의 연장선이자, 시대를 반영한 문화의 변화 양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 생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도기에서 현재와 같은 문제점들이 일부 발견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보떼욘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스페인 정부의 방침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와 같이 근시안적인 방법 외에도 궁극적으로는 젊은이들이 건전한, 그리고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들 수 있고, 그러한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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